성룡 : 철들기도 전에 늙었노라 - 성룡 자서전
성룡.주묵 지음, 허유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난 여전히 이 남자를 보면 마음이 설렌다. 오래전 내가 가장 아름다운 시절일때 영화에서 자주 마주치던

배우여서뿐만이 아니라 내가 지금도 잊지못하는 첫사랑의 남자와 너무도 닮았기 때문이다.

그 남자 별명이 바로 '성룡'이었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어서 더 아름다웠을지도 모른다.

남자란 나이가 들어도 이렇게 멋있을수 있구나 싶은 남자가 바로 성룡이다.

여기저기 부상당한 상처가 남아있고 예전만큼 날쎄게 액션을 구사하지 못한다고 해도 참 멋진 배우다.

 

 

아직 '자서전'을 쓰기엔 너무 이르지 않나 싶었는데 이제 환갑을 넘어선 나이에 이르렀다고 한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전혀 나이들었음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이 책에 실린 오래전 사진들을 보니 역시 세월이 흐르긴 흘렀다. 그래도 여전히 그는 '청춘'이다. 그리고 영원한 우리들의 형님 '따거'이다.

한국을 좋아하고 제법 한국말도 잘하는것으로 아는데 다만 반말이라 더욱 웃음을 자아내는 사람이다.

뭘해도 밉지 않고 유쾌하다. 그의 영화에서도 그렇고 인터뷰도 그렇고 그냥 만나면 반가운 사람이다.

그런 그의 지나온 시간들을 읽다보니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자가용비행기도 있을만큼 돈도 많은데 '나눔'을 실천하는 삶이라 더욱 대단한 사람이라 느껴진다.

일단 한 가지에 꽂히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와인이나 찻잔을 보는데로 모으는 취미도 별나지만 나이가 들수록 집착을 버리고 지구촌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슈퍼맨같은 멋쟁이기도 하다.

흔히 '개천에서 용이 나면' 욕심을 버리기 어렵다. 가난한 시절을 기억하고 나누는 사람도 있지만 손에 움켜진 것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런 점에서 성룡은 '주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다.

 

본토에서 홍콩에 정착한 가난한 부모님과 힘든 어린시절을 보내고 정규교육은 받지 못하고 희극학교에서 10년을 보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지금도 글을 쓰거나 읽는 것에 열등감을 느낀다는 솔직한 고백에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누구나 공부를 잘 할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가 남들처럼 교육을 제대로 받고 성장했다면 배우 성룡은 탄생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전세계 어디에서도 환영받는 배우 성룡이 없었다면 지구촌 사람들이 얼마나 심심한 삶을 살았을것인가.

사실 나는 홍콩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에 헐리우드에서 그의 등장을 반기지 않았던 것처럼 홍콩영화는 다소 억지스럽고 과장이 심하다는 편견이 있다. 성룡의 초기 영화도 그랬었다. 하지만 그가 할리우드에 진출하면서 그의 영화는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액션은 거짓이 없다. 말 그래도 리얼 그 자체이다. 대역없이 지붕에서 뛰어내리고 자동차밑에 들어가고 목숨을 담보로 하는 그의 액션에서 홍콩영화의 가벼움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권선징악의 마무리도 좋고 특히 영화가 끝나고 올라가는 NG장면들이 더 기대되는 영화가 바로 성룡의 영화이다.

 

그가 가난과 열악한 환경을 이기고 스타로 거듭나는 과정은 결코 우연이나 행운이 아니었다.

지금 그가 누리는 모든 행복은 그의 노력이었고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치기어린 연애놀음이나 방황까지 솔직하게 밝히는 진정성에 똑 감탄하게 된다.

 

 

스스로 엄청난 잘못이라고 고백했던 혼외자 문제는 조금 아쉽기도 했다. 사랑했다고 믿었던 아내와 이혼하기 위해 구실을 찾았고 그런 와중에 다른 여자와 혼외자를 낳았다니...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성룡은 참 여복이 많은 사람이다 싶다.

스타 남편과 사는 아내의 아픔을 짐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남편을 용서하고 가정을 지키는 아내를 가졌다니..

 

 

그의 주변에는 늘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만큼 그가 넉넉한 품을 지녔기 때문이리라.

부러울 것 없을 것같은 재벌회장님도 골프와 자식은 마음대로 안된다고 했던가. 심심치않게 들리는 성룡의 아들 방조명의 스캔들도 안타깝다. 그 역시도 자식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가보다.

그럼에도 그는 영웅이다. 자신의 삶을 열정으로 채우고 그 댓가를 이웃들과 나누는 삶.

그리고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그가 너무도 아름답기에.

먼저 떠난 장국영이 우리에게 주었던 충격을 기억한다. 우리는 때때로 우리보다 먼저 떠난 스타들 때문에 마음을 앓곤 한다.

내가 사랑하는 성룡이란 배우가 오랫동안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

사랑해 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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