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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2 - 조선 패밀리의 활극 ㅣ 조선왕조실톡 2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새로운 역사책을 만든다고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같은 사실을 두고 다르게 평가되는 역사이다 보니 의견이 분분한 모양이다. 어쨌든
역사공부부재의 시대에 이런 역사책이 나왔다는 사실이 참 희망적이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역사를 이렇게 재미있게 머리속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낸 무적핑크작가의 역량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1권 <조선 패밀리의 탄생>에 이어 2권 <조선 패밀리의 활극>은 제목 그대로 말썽많고 탈도 많았던 왕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긴 1권에서도 조선이 건국되는 과정에서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아빠와 아들, 형과 동생, 조카와 삼촌의 전쟁이 담겨있었다.
2권에서는 폭군 왕이나 반정의 왕, 그리고 조선 최대의 수치왕이라고 일컬어지는 선조에 옆나라 왜(일본)의 야욕까지 겹쳐 참으로 정신없는 시기를
그리고 있다.
자고 일어나 보니 유명해져 있더라는 사람도 있지만 중종은 그야말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하루아침에 왕이 된 인물이다.
폭군 연산군을 몰아내고 반정을 일으킨 공신들은 왕손중에 자신들의 말을 잘 들을 것 같은 진성대군을 왕의 자리에 앉히게 된다. 그가 바로
'대장금'에서 '맛이 좋구나'를 연발했던 바로 그 왕이란다.
평생 공신들의 눈치를 보며 스트레스를 받았겠지만 그래도 수랏간 궁녀를 잘 만나 입을 즐거웠을 것같다.
중종이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본처와 이혼을 했고 평생 그리워했다는 설은 말 그대로 설이었던 모양이다.
하긴 어느 남자가 어린 여자를 마다하겠는가. 그저 쫓겨난 왕비를 안타까워했던 백성들이 그런 이야기를 지어냈는지도 모른다.
뒤를 이은 인종은 겨우 즉위 9개월 만에 세상을 뜨고 만다. 아버지의 죽음을 애통해하다 음식을 거부하고 울다가 지쳐 돌아갔단다. 과연
저승에서 만난 중종은 인종을 기특하다고 맞이했을까?
한우 선물셋트를 사가지고 저승에 간 인종을 "도로 가!"라고 킥을 날리는 장면에서 박장대소가 절로 터지게 된다.
하긴 죽은 자신을 위해 울다가 죽은 아들이라니..나 같아도 킥을 날리고 싶었을 것이다.
더구나 '실록에 없는 것'에 '어버이날에 극락을 찾아간 인종에게 중종이 킥을 날렸다는 기록은 없다.'하고 또한번 유머를 날리고 있다.
바로 요런 팁 때문에 지루할 팀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선조를 평가하는 것이 다르긴 하지만 인조와 더불어 선조를 '찌질왕'이라고 평하고 싶다.
전쟁이 일어나자 재빨리 도망가는 것도 그렇지만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질투하고 나라를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으니 당시 백성들의 고초가
어떠했을지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음을 감사할 정도이다.
그나마 인덕은 있었던지 유성룡이나 이순신같은 신하들이 있어 나라를 지킬 수 있었으니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영의정 유성룡이 인터넷하지 말라고 말리는 장면이 압권이다. 자신을 욕하는 문자를 보면 열받을만도 했을 것이니 인터넷이 안되는 시대에
태어났음을 감사해야 할 것같다.
조선을 구한 성웅 이순신이 이름없는 무장에서 화려한 용으로 거듭나기까지 유성룡의 천거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저 동네 친구 동생에게 자리하나 마련해주었을 뿐인데 만약 그렇게 발탁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일본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막연하게 혹은 잘못알고 있던 사실들을 또렷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서, 그리고 머리속에 톡톡 박혀서 좋다.
책을 펼쳐들면서 너무 빨리 읽어버리게 될까봐 일부러 천천히 읽으려고 노력했다.
오랫동안 손에서 놓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그래도 대한민국의 백성이라면 누구나 꼭 한번은 펼쳐보길 바란다.
지나간 역사속에 미래가 있는 법! 재미있게, 실랄하게, 제대로 역사를 배우고 싶다면 얼른 읽으라고 전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