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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공유 - 최고의 의사결정을 위한 크라우드소싱의 힘
리오르 조레프 지음, 박종성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출세를 하려면 흔히 '빽'이 있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말하자면 백그라운드가 빵빵해야 성공으로 가는 산을 쉽게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도 있지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과 출발선이 같을 수는 없다.
그저 더 열심히 남보다 더 노력하고 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손에 쥐고 있는 산뜻한 스마트폰 하나가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하철에서든 거리에서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소통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 조그만 스마트폰속에 지구를 넘어 우주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마이크로 소프트사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근무했던 저자가 쓴 이 책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천만대군을 얻어 전쟁터에서 승리하는
법-이를테면 현대판 손자병법같다고나 할까-을 알려주고 있다.
자신과 네트워크를 맺고 소통하는 친구들을 '크라우드'라고 정의하고 그들과 생각을 공유하는 방법과 장단점을 알게되면 정말 놀라운 결과들이
나올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 저자는 대 마이크로 소프트사에 입사하여 아주 많은 것을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마흔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고 자신이 이루고자 했던 꿈을 떠올린다.
과연 인생의 중반에 다다른 저자가 이룰 수 있는 꿈은 무엇이었을까.
우연히 친구와 함께 TED강연에 참여하게 되고 자신의 심장이 떨리는 경험을 하게 된 후 그는 TED의 강연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물론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소심한 꿈이었고 자칫 포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용감하게 자신의 이 소심한 꿈을 크라우드 친구들에게 알리고 엄청난 응원을 받게 된다.
마치 떠밀리듯이 천군만마의 응원을 등에 업고 결국 그는 그가 정의한 '생각공유'의 창시자로 TED 강연의 대가가 되었다.
그의 첫 강연의 주제는 아주 흥미롭다. 누구에게나 '첫경험'은 떨리고 머리속이 하얗게 되는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그는 이 문제를 '생각공유'로 해결한다. 불과 16살 난 오르 사가 군이 제안한 '황소무게 알아맞히기'였다.
이미 100년도 더 지난 옛날 영국의 프리머스 시장에서 황소 무게 알아맞히기 대회가 열렸다. 하지만 아무도 그 무게를 알아맞힌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들이 각각 추측하는 무게를 모두 말하게 한 다음 평균을 냈다.
놀랍게도 이 집단지성은 가축전문가들의 추정치보다 더 정확한 무게를 돌출한다. 결국 비전문가집단의 생각공유가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생각공유'의 힘이다.
실제 저자는 첫 강연에 황소를 출현시켰고 데뷔무대를 멋지게 성공시켰다. 황소라니 놀랍지 아니한가.
저자의 친구인 제프는 150kg의 거구인데다 건강에 이상을 느끼고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한다. 하루 5분 이상 운동을 하기에도 버거웠던
그가 '생각공유'를 통해 1년 동안 거의 50kg를 감량하고 했던 이야기는 너무 감동스럽다.
'생각공유란 건, 크라우드의 격려를 받는 다는 건 말이야 그런 달리기 대회에서 군중이 날 응원하는 온갖 깃발과 포스터를 들고 모여 있는
거리 한가운데를 달리는 기분이지...(중략) 길 양쪽에 각각 최소한 다섯 줄로 서있는 사람들이 전부 날 응원한다고 생각해봐. 생각공유를 하는 한
나는 절대 혼자일 수 없네.-본문중에서
뭔가를 결심하고 목표를 향해 첫발을 내 디디려고 할 때 크라우드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응원을 부탁하면 절대 중도에 그만 둘 수 없을
것이다. 그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눈길을 무시하라고?
당장 내 다이어트 계획을 크라우드들에게 알리고 응원을 부탁해봐야겠다.
'생각공유만 있다면 내가 처치하지 못할 악마는 없다.'
저자가 그동안 경험했던 수많은 일화를 보면서 '병은 여기저기 알리라'는 속담이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5명의 의사도 찾아내지 못했던 자신의 기침 증상이 '백일해'로 밝혀지는 순간 '생각공유'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절로 깨닫게 된다.
전문가인 의사보다 비전문가인 크라우드들의 경험치가 훨씬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역시 병원을 전전해도 네 살바기 아들 레오의 발열과 발진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던 엄마 드보라는 역시 생각공유를 통해 가와사키병임을
밝혀낸다. 이 정도면 이제 의사들도 '생각공유'를 통해 진단을 하는 시대가 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좋은 결과를 돌출하기 위한 '생각공유'의 올바른 방법의 예시가 잘 나와있다.
너무 장황하게 핵심이 흐려지는 질문들을 올리거나 몇몇 특별한 공유자만 소통하는 공간을 함부로 침범하는 일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실제
저자가 여자들만 공유하는 공간을 넘보다 '머저리 리오르'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일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리쿠르트회사나 리서치회사가 할
일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최고의 의사결정을 위한 크라우드소싱의 힘'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저자의 경험과 통계가 담긴 이 책을 주목해보라.
천군만마를 얻어 전쟁터를 나가는 장군이 되어 승리를 쟁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