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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보스 Girlboss - 훔친 책을 팔던 소녀, 5년 만에 1000억대 CEO가 되다
소피아 아모루소 지음, 노지양 옮김 / 이봄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30세 이전에 1000억대 기업의 CEO가 된 여자!' 이 책의 저자인 소피아 아모루소에게
붙은 수많은 수식어중 가장 내 눈을 끄는 소갯말이다.
한 때는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구했고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던 소녀였던 그녀가 'Girl'에서
'Girlboss'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보다보니 갑자기 내 인생이 무척이나 시들해진다.
자신의 이력서에 써넣을 변변한 기록하나가 없는 그녀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
Nasty Gal을 창립하고 5년 만에 1000억대의 CEO가 되다니. 과연 가능한 일인가.
어려서부터 평범한 아이와는 다른 면모를 보이기는 했었다. 엉뚱한 질문을 하거나 주의력 결핍증을 의심할만큼 산만한 아이였다. 더구나 고등학교가 끔찍하게 싫어 뛰쳐나와 그 때부터 독립적인 생활을 한 당돌한 소녀였다.
2006년 탈장 진단을 받고 의료 보험을 보장해주는 직장을 구해 일을 하던 중 너무나 지루한 나머지 인터넷을 헤엄치기 시작했고 '네스티 갤 빈티지'라는 이름의 이베이 숍을 개설하기에 이른다.
일단 소피아는 어딘가에 묶여 창조적이지 못한 일을 하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했다. 그녀의 빈티지한 스타일, 즉 남다른 패션감각은 독특한 취향을 가진 고객들의 환호로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한푼의 자본금도 없이 온라인 빈티지 샵을 운영했던 것은 결국 그녀를 성공의 길로 이끈 기회가 되었다. 여웃돈 없이 오늘, 내일을 살아가기 위해 처절하게 움직인 결과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애초에 거대한 사업체를 키우겠다는 야망은 없었다. 다만 오직 혼자 살아남아야하는 절박한 시기에 남다른 재능을 발휘해서 기회를 잘 잡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사업을 시작했을 무렵 마침 인터넷 시장은 각광을 받기 시작했고 무일푼 사업가인 그녀가 돈이 들지 않는 SNS마케팅을 잘 활용했기 때문에 홍보효과는 절정에 이르게 된다.
물론 나는 그녀가 운도 따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객이 올린 글에 일일이 댓글을 달면서 떨어진 단추하나까지 챙겨 보내는 열정이 없었더라면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대학 졸업장도 없이 전공을 한 것도 없는 그녀가 어떻게 스스로 마케팅의 기본을 깨치고 그 이상의 효과를 얻어냈는지 거의 기적에 가까운 그녀만의 '촉'이 있는 것만 같았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남다른 마케팅수완과 열정은 자연스럽게 성공의 길로 그녀를 인도하고 말았다.
참 타고난 여성이다. 영민한 머리와 부지런함과 겁없는 배짱이 모여 그녀를 지금의 위치로 이끈 것이다.
이제는 몇 천명 직원을 거느린 CEO로서 면접에 주의할 사항까지 조언할 정도가 되었다.
자칫 우스운 조언일지도 모르지만 사소한 것이라고 하기엔 중요한 팁들이 들어있어 정신이 번쩍든다.
'면접관보다 더 많이 질문하기'라던가, '질문을 하나도 안 하기'같은 것은 정말 중요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저 우연처럼 찾아온 성공이 아니라 맨 밑바닥부터 하나씩 밟고 올라간 솔직한 얘기에 그녀가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잊고 싶을 수도 있는 과거의 지저분한 이야기들까지 고백할 정도로 쿨한 성격도 마음에 들고 어떤 상황에 닥치든 대차게 대응하는 겁없는 사업가로서의 면모도 부럽다.
훔친 책을 팔아 생활했다는데 아마 서점에서 훔칠 책을 고르면서 제법 괜찮은 책들을 읽었던건 아니었을까.
훔친 책에서 지혜를 다시 훔치고 아낌없이 팔아치우는 소녀를 떠올리니 범죄자라기보다 악동같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갑작스런 성공에 두렵다고 한 고백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큰 실패없이 오늘에 이르는 동안 자신도 생각지 못한 성공이 어찌 행복만 하겠는가. 하지만 그녀라면 분명 더 멋지고 대단한 기업가로 남을 것이다.
자 '걸'로 남을 것인가 '걸보스'가 될 것인가. 이제 우리가 선택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