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2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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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말로의 작은 할아버지집에서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하던 마리로르를 위해 아버지는 생말로의 집을 모형으로 만들어주고 갑작스러운 박물관장의 편지를 받고 파리로 향하게 된다.

사실 그 편지는 보석을 찾기위해 혈안이 된 룸펠의 미끼였고 르블랑은 체포가 되어 독일로

이송되고 만다. 100만년 동안 자신의 곁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라던 아버지의 실종은 마리로르를 절망에 이르게 하지만 할머니 레지스탕스에 일원이 된 마네크 부인을 도와 작은 할아버지의 수신기를 이용하여 정보를 보내는 일을 하게 된다.


한 편 호텔지하에 갇혀있던 베르너는 동료인 폴크하이머의 기지로 탈출을 하게되고 지하에 갇혀있을 때 라디오에 수신된 소녀의 목소리를 찾아 생말로로 향한다.

열병으로 마테크 부인이 죽고 작은 할아버지마저 독일에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려 집을 비운 사이 생말로에는 폭격이 시작되고 마리로르는 룸펠의 손아귀에 붙들릴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소녀를 찾기위해 생말로로 향했던 베르너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고 둘은 아주 오래전 할아버지의 방송을 들었던 인연을 확인하게 된다.

 


마리로르가 집안의 침입자를 피해 작은 할아버지가 만든 비밀방에 숨어 가슴졸이는 장면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같다.

눈도 보이지 않은 어린 소녀가 배고픔과 목마름을 견디면서 점자책을 읽어내리는 장면은 너무나 아름답고 가슴아프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사랑하는 아버지와 행복한 날들을 보냈을 마리로르.

그리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과학자가 되어 인류에 공헌을 했을지도 모를 베르너.

그리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조국이 전쟁에서 패하고 밀려든 소련군에게 겁탈을 당하지 않았을 유타를 비롯한 독일의 소녀들과 여인들.


하지만 전쟁이 아니었다면 만날 인연이 없었을 마리로르와 베르너.

마리로르의 할아버지가 읽어주었던 과학방송으로 꿈을 키웠던 베르너는 결국 마르로르의 목숨을 구한다.

극한 상황에 처한 여러 인간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아낸 작가의 역량이 놀라운 작품이다.

침략자인 독일인들은 모두 가해자이고 악인이었을까.

점령당한 프랑스사람들은 모두 피해자이고 선한자들인가.

히틀러의 광기에 휘둘려 가난과 배고픔으로 전쟁물자를 만들던 독일의 여인들. 결국 강간당하고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생말로의 향수상인인 르비트의 비열함은 치가 떨린다. 폭격으로 무너진 집에서 약탈을 하고 전쟁의 와중에 자신의 배를 불리고 독일군에게 아첨하는 모습에서 인간의 추악함을 보게된다.


독일의 침략으로 배급물자로 살아가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평화를 되찾기위해 레지스탕스 대원이 되어 활약하는 마을사람들의 모습에서 정의를 보았고 비록 가해국인 독일군의 옷을 입고 자유를 찾기위해 애쓴 사람들을 색출해야 했던 베르너의 순수는 눈물겹다. 베르너와 유타, 그리고 마리로르는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가 없었다.

오염된 어른들이 순수한 아이들에게 퍼부은 엄청난 운명의 상처들은 영원히 치유되지 못할 것이다.

르블랑이 어딘가에 숨겨놓은 '불꽃의 바다'는 어떻게 되었을까.

정전 후 베르너와 마리로르는 다시 만날 수 있었을까.

독일의 수용소에 끌려갔던 르블랑의 운명은?


전쟁으로 고통받았던 수 많은 사람들의 시간들을 만났던 감동스런 작품이었다.

단순히 전쟁의 아픔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소년 소녀들의 꿈과 인생, 그리고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까지.

한 인간의 광기가 인간의 혹은 나라의 운명을 어떻게 끌고 가는지 똑똑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첫 권을 펼치고 마지막 권을 덮을 때까지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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