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실천하는 인문학 - 꽉 막힌 세상, 문사철에서 길을 찾다
최효찬 지음 / 와이즈베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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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책의 이로움을 널리 알리는 것은 더 중요하다.

책을 좋아하고 읽는 사람들은 당연히 지적 호기심이 왕성하고 책에서 많은 이로운 것들을 충족한다.

하지만 단순히 자신에게만 머무는 이로움은 책의 1차적인 장점만을 습득하는 것이고 널리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사람은 2차, 3차의 이로움을 공유하는 사람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저자 최효찬은 골방서생이 아닌 소통자로 거듭났다.

 

 

 

정외과 출신이면서 기자생활을 했던 저자가 '자녀경영연구소'를 설립하고 명문가의 교육에 관한 책이나

인문학책들을 연이어 출간할 수 있었다니 정말 놀랍기만 하다.

당연이 다독(多讀)과 다재(多才)와 다식(多識)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제법 책꽤나 읽었다는 나도 그의 지적 호기심과 박학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장 의존성이란 지각대상을 전체로서 지각하는 인지유형으로 리처드 니스벳은 '생각의 지도'라는 책에서 사회경제학적인 요인들이 사람들의 인지 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장 의존성 개념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면 장 의존성은 사람은 화산을 볼때 그 화산의 전체적인 모습, 총체적인 색상, 화산이 속해있는 지형등을 의삭하는 반면에 장 독립적인 사람은 분리된 부분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나무들, 암석들, 분출된 용암의 모습같은 것들 말이다.

이런 장 의존성을 가진 사람과 장 독립적인 의식을 가진 사람에 대한 비교가 아주 흥미롭다.

 

 

 

특히 저자가 자신의 삶에 다시 뜨거운 열정을 채우고 싶다면 주저없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을 추천하면서 카잔차키스의 넓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여행의 결과가 젊음이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라는 따뜻한 격려처럼 다가온다.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카잔차키스의 아버지가 취직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여행만 떠나겠다는 아들을 격려했다는 사실이 참 놀랍다. 한마디로 깬 사람이었다는건데 그런 아버지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의 '영혼의 자서전'은 탄생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은 카잔차키스가 완성시키지 못하고 사후 아내가 완성시켰다는데 죽기전 시간을 좀 더 달라고 애원했다는 말을 전하며 카잔차키스가 어쩌면 마지막에 자신의 삶을 방심하지 않았을까....'이 책을 좀 더 일찍 쓰기 시작했다면 완성이 가능했을텐데'라며 일갈하는 저자의 위트가 더 재미있다.

 

 

 

특히 저자가 이 책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 부분은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이뤄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경주 최부자집의 소작제도라든가 14세기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때 위기에 처한 프랑스의 칼레시를 구한 칼레의 시민의 이야기는 나누는 삶이 인생을 얼마나 더 풍요롭게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아마도 이런 사례를 많이 언급한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책임이 무엇인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을까.

  

 

 

"남을 돕는다는 것은 그의 마음속에 저축을 하는 것이다." -이용태

나는 이 글귀를 보는 순간 눈이 확 떠지는 것을 느꼈다.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말이란 말인가.

남을 돕는다는 것은 내 것을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속에 저축을 하는 것이라....아 참 나누는 삶이란 이런 거구나 싶다.

삼보컴퓨터창업자인 이용태가 지향하는 삶이 멋지고 그의 이런 인생관에 눈과 귀를 열어 알아챈 저자의 마음이 아름답다.

 

영원한 베스트셀러 '어린 왕자'를 쓴 쎙땍쥐 베리의 삶은 다소 의외였다. 그렇게 아름다운 글을 쓴 작가가 평생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었고 좋아하는 아이도 갖지 못한 채 죽음을 맞아 명망있는 가문의 대가 끊어졌다는 이야기 말이다.

아주 풍족한 삶을 살지는 못했지만 명망있는 가문의 딸로 남편의 죽음 이루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일을 하면서도 책을 읽어주고 아이들을 따뜻한 감성을 지닌 사람으로 키워낸 쎙땍쥐 베리의 어머니.

그리고 남편을 잃고 하숙을 치며 아이들을 키워낸 최인호작가의 어머니를 비교하면서 훌륭한 두 어머니이지만 그래도 최인호작가의 어머니가 한 수 위였다고 칭찬하는 모습에서 팔은 역시 안으로 굽는구나 싶어 살짝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저자가 실천하는 인문학에 소개된 책과 인물들에 대해 나는 겨우 10%도 알지 못했었다.

그렇다는 것은 그가 내공이 만만치 않은 인문학자라는 증거이다. 이렇게라도 멀찌감치 그의 그림자를 쫓았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책 읽어주는 남자' 최효찬의 다음 여정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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