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용기 - 혼자 하는 여행이 진짜다
정이안 지음 / 이덴슬리벨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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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젊다는 뜻이다. 훌쩍 짐을 꾸려 떠나는 일들이 나이가 들수록

쉽지 않아진다. 얽혀있는 일들과 정리되지 못한 관계들을 두고 기약없이 떠날 수 있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하루 이틀만 자리를 비워도 표가 나는 요즘의 생활들이 못견디게 지루하다.

그저 누군가 떠났다는 이런 책으로라도 갈증을 달랠 수밖에.



 



오래전 유럽을 여행할 때 깃발부대를 본 적이 있었다. 당시는 주로 일본인관광객이었는데 훈련이 잘된 아이들처럼

깃발아래 모여 우르르 이동하던 모습이 꽤 신기하게 느껴졌었다. 지금 그 자리는 중국인들이 채우고 있다는데 국력에 따라 채워지는 사람들이 달라지는 모양이다. 암튼 이런 여행은 참 피곤하다. 짜여진 스케줄대로 우르르 따라갔다 정해진 시간안에 깃발로 다시 모여야하고 세계어디에나 있는 한식당에 차려져 있는 그렇고 그런 한식을 게눈 감추듯 허겁지겁 먹고 다음 스케줄로 넘어가는 그런 여행은 진정한 여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진정한 재충전의 의미를 되살리는 열 두가지 치료 테마를 갖고 떠난 이 여행에서 읽는 것 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느낌이다. 진료실에서 붙박이처럼 환자를 치료해야할 한의사가 자신을 치료하기 위해 떠난 여행은 어떤 색깔일까.


이런 여행에서 반드시 빠지지 않는 곳이 있다면 바로 네팔이 아닐까 싶다.

모든 신들이 있다는 그 곳, 얼마전 지진으로 고통속에 놓여있지만 세계인들이 치유를 위해 반드시 들리는 네팔못지않게 진정한 힐링을 보여주는 나라가 바로 부탄이다. 세계 행복지수 1위라는 부탄은 입국도 엄격하다.

정해진 숫자만큼의 관광객만 입국을 허락하는 나라, 사실 평범한 사람의 눈으로 보면 가난하고 단순한 나라의 모습뿐이다. 하지만 소박한 삶에서 욕심없이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문득 부끄러움을 배운다.



그녀가 택한 여행지는 힐링을 하기에는 최고인 곳들이다.

온천욕으로 유명한 일본의 홋카이도, 여전히 야생의 자연이 숨쉬는 뉴질랜드, 내가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스페인의 안달루시아나 명상의 나라 인도등을 둘러보면서 그곳만의 자연과 건강식에 대한 조언이 곁들여져있다.

특히 내눈을 끈것은 뉴질랜드 북동부지방에서 자라는 마누카 꽃에서 채취한 마누카꿀이었다.

항균이나 항박테리아 효능이 뛰어나서 약용으로 섭취하는 최고의 건강꿀로 오래전부터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상처치료나 배탈치료제로 쓰였다는데 가뜩이나 위염과 위궤양으로 고생하는 우리 부부에게는 딱인 힐링치료제가 아닐 수 없다.

입에 쓴약이 효과도 좋다지만 달콤한 꿀로 고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니 여행을 가보지 못할지언정 이 꿀이라도 구해서 복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술의 혼이 듬뿍 깃든 체코의 프라하는 또 얼마나 멋진가.

프랑스의 고요한 브르타뉴의 고성또한 옛 역사의 흔적이 깃든 모습일테니 너무 궁금해진다.

우리민족처럼 경쾌하고 급한 성격일줄만 알았던 이탈리아의 슬로시티 토스카나의 '느리게살기'에서 그간

급하게 뛰었던 발걸음을 멈추고 싶어진다.


말하자면 입맛대로 일정대로 내 편의대로 고를 수 있는 여행레시피가 있는 책이다.

하지만 고드다가 기회를 놓치면 안될일이다. 일단 '떠나는 용기'를 발휘해서 가까운 홋카이도나 타이라도

떠나보자. 메르스의 공포로 억눌렸던 몸과 마음이 일시에 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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