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러시아로 떠난 네 남자의 트래블로그 러시아 여행자 클럽
서양수.정준오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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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가 아니면 안될 것 같았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기 마련이다. 언젠가 다시 기회가 올것이라고 막연하게 미루기만 하면 다시

기회가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행이라는 것은 시간도 돈도 여유가 있을 때 떠나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그런 기회가 오면 건강이 좋지 않다거나 열정이 사그러져 기회를 놓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서른의 고개를 넘었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때문에 방황중인 남자 넷이 떠난

여행은 용기충만해 보인다.



저자들의 말처럼 러시아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여전히 마피아와 타인종에 대해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는 스킨헤드가 두려웠던 것일까. 동서진영의 이데올로기가 멸한 뒤에도 여전히 부자유스런 이미지를 벗지 못한 탓일까.

암튼 러시아는 우리나라사람들이 가장 닿지 않는 미지의 세상처럼 다가온다.



러시아의 수도는 모스크바이지만 좀 더 현대적인 분위기의 새로운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습은 생각보다 자유롭고 아름다웠다. 두려움에서 시작된 여행이었지만 러시아에 홀딱 빠져버린 젊은이들의 모습역시 아름다웠다.

둥근 양파모양의 러시아식 건축물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오랜 공산국가였지만 훌륭한 문화유산이 잘 유지되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오히려 갇혀있던 곳이기에 보존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오래전 스페인이나 프랑스에 갔을 때 영어로 소통이 어려워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 러시아의 독특한 문자와 언어를 가지고 있어 소통에도 제법 어려움이 많았을 것같다. 모스크바의 한 식당에 갔을 때 한국어 메뉴판에 '커피는 미국인'이란 메뉴가 '카페 아메리카노'를 영어 그대로 직역한 것이었다니...한참 웃었다.

차마 '미국인'을 먹을 수는 없어 주문하지는 않았다는 젊은이들 말이 더 웃긴다. 이 기억은 오랫동안 남을 것같다.



땅속 깊숙히 자리잡은 지하철과 지하철역이 미술관처럼 꾸며졌다는 것, 그리고 발레를 사랑하고 수많은 예술가들이 탄생된 러시아에 대해 나 역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철의 장막이었던 러시아의 속을 제대로 들여다보니 보드카와 자작나무 그리고 예술적인 혼들과 오랜 공산국가였던 탓에 다소 무뚝뚝하지만 속깊은 정들이 느껴진다.

여행하다보면 꼭 이런 사람있다. 여권분실, 숙취만발....끝가지 볼쇼이 발레를 보지 못한 것을 다시 러시아로 찾아갈 구실로 승화시키는 모습에서 네 남자의 러시아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여행 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가장 좋은 건 마음과 눈빛을 나누는 순간'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만남과 이별에 설레고 아쉬워하는 그 모든 과정들이 여행의 참맛이 아니겠는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나 베네치아 못지 않은 수상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언제가 꼭 가고 싶은 도시이다.

젊음이 노력해서 얻은 상이 아니고 늙음도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라는 '은교'의 말이 가슴을 친다.

젊음과 늙음의 경계는 무엇일까. 떠날 수 있다면 아직 젊은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영원하지 않아 이 젊은이들의 좌충우돌 여행이 부럽기만 하다. 광활한 러시아에 아직 가볼곳이 많을테니 다음편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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