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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0엔 보관가게
오야마 준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시절 시력을 잃은 소년이 전통과자가게를 물려받아 보관가게를 열었습니다. 아버지는 제과를
싫어해서 몸이 약한 어머니가 물려받았던 가게였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립니다.
남겨진 소년은 보관가게라는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전당포처럼 돈을 빌리기 위해 물건을 맡기는 곳이
아닌 그저 단순하게 물건을 맡아주는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선뜻 버리기에는 뭔가 아쉽고 맡아두면 마음이 혼란스러운 물건들을 지닌 사람들이 그 가게를 찾습니다.
가게앞에 늘어뜨린 포렴은 주인을 사랑합니다. 생전처음 주인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비누아가씨에게 은근히 샘을 내기도 합니다. 포렴은 3대전 주인의 할아버지가 그 가게를 열었을 때부터 이 집의 역사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집에 드나드는 사람들에 대해서 조근조근 해설을 해줍니다.
역시 개점때부터 가게안에 자리잡았던 유리진열장도 드나드는 손님에게 관심이 많아서 독자에게 자신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해줍니다. 오래전 죽어가는 새끼고양이를 맡겼는데 주인은 기적처럼 그 새끼 고양이를 살려냈지요.
그 고양이가 암컷이라는 건 주인은 오랫동안 몰랐답니다. 그 고양이녀석은 주인이 엄마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관가게에는 많은 가족들이 살고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초등학교때 보관가게에 서류를 맡겼던 소녀는 결혼을 하고 이제 이혼을 결심합니다.
오래전 소녀가 맡겼던 것은 알고보니 부모님의 이혼서류였네요. 서류가 없어지면서 이혼은 보류가 됐고 오해가 풀린 부모님은 오랫동안 함께 살았습니다. 소녀의 생각이 참 깜찍하지 않습니까? 어린마음에도 그 서류가 근심덩어리라는 것을 눈치챘으니 말입니다.
이혼한 부모의 마음을 다치기 싫어 아버지가 사준 자전거를 맡긴 소년도 있고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추억을 지닌 오르골을 장장 50년 동안 맡아달라는 사장님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도서관에 들렀던 소녀는 너무 탐이나서 훔친 책을 들고 보관가게를 찾습니다. 이제는 없어져버린 도서관에 책을 반납할수가 없었으니까요. 주인은 그 비누아가씨-고양이는 그녀에게서 주인이 쓰고 있는 비누와 같은 향기를 맡아 그녀에게 이런 이름을 붙여주었네요-를 만나는 순간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하지만 갑작스런 사고로 맡긴 물건을 찾아가지 못하는데요. 과연 비누아가씨는 건강을 회복해서 주인을 찾아올까요.
정말 가슴이 따뜻한 소설입니다. 읽는내내 이런 보관가게가 있다면 나는 무엇을 맡길까...생각했습니다.
가지고 있기는 버겁고 버리자니 아쉬운 뭐 그런것들...서류나 물건같은 것은 기억이 안나고 추억같은 것도 맡아줄지 궁금해집니다.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고 나를 기다려주는 그런 보관가게...이웃에 있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보관가게의 도오루씨! 선하고 따뜻한 마음을 받아줄 비누아가씨가 분명 꼭 다시 찾아올라고 확신합니다.
읽는내내 행복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