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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우연 - 과학 속에 숨겨진 이야기
그레이엄 도널드 지음, 이형욱 옮김 / 글램북스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인류가 발전해온 역사를 보면 '우연'이 역사에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 알 수 있다.
작정하고 벌인 어떤 일들보다 훨씬 더 큰 업적을 남긴 경우도 많이 있고 생각지 않은 결과를 낳은 것도
많이 있다. 페니실린의 발견이 그러했고 인도를 찾아 떠났던 뱃길에서 우연히 발견된 아메리카 땅 역시
인류에게 커다란 족적을 남기게 된다.
여기 우연과 행운이 만들어낸 획기적인 발명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20세기 초반 헝가리에 지독한 병충해가 돌아 포도주생산에 차질을 빚자 외국에서 포도주를 수입했다. 하지만 색이 너무 옅어 색소를 첨가하게
된다. 이 포도주를 시음했던 사람들은 설사로 고생을 하게 되고 후에 이 첨가제는 설사약으로 개발하게 된다.
획기적인 발명이라고 하기에는 기여도에서 좀 떨어지긴 하지만 실패를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요즘 현대인들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변비로 고생을 하고 있다. 예전보다 식이섬유의 섭취가 적어져서 그런지 스트레스에 의한 것인지는
확실치않지만 이런 사람들에게 옅은 포도주를 붉게 보이게 하기 위해 첨가했던 페놀프탈레인의 발견은 환영받을만 하다.
오래전 조선 여인들은 '개짐'이라는 생리대를 이용했지만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외국에서도 아마 이와 비슷한 섬유 생리대를 사용했을
것이다. 방수기능도 없는 이런 생리대에 획기적인 종말을 고했던 현대식 생리대역시 우연에 의한 발명이라고 한다.
전쟁터에 지급되던 일회용 가스마스크 필터와 야전 멸균붕대로 쓰기 위해 만들어졌던 수천 톤의 펄프가 갑작스런 종전으로 재고가 쌓였고 전장에서
간호사들이 매달 치러야 했던 '그 날'에 유용하게 쓰이기 시작하면서 현대식 생리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편리로 말하자면 이 우연한 발견은 여성들에게 환호를 받을만 하지만 엄청난 쓰레기를 만들어낸다니 흑과 백이 교차되는 발명이라 하겠다. 이런
흑과 백의 역사를 지녀야 했던 발견이야 수없이 많다. 노벨의 다이너마이트도 그렇고 우라늄이 핵폭탄으로 쓰여지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유용한 독으로 널리 알려진 보톡스는 흑의 역사에서 백으로 거듭난 경우가 되겠다.
이렇듯 인류의 역사에 기여한 우연한 발견들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흥미롭다.
하지만 이미 예정된 '우연'도 있지 않을까. 지금도 어디선가는 우연에 의한 발견들이 있을 것이다. 과연 누가 역사에 기여할 우연을 만날지
기대가 크다. 전쟁이나 테러를 멈추어줄 우연같은 것들은 언제쯤이나 나올것인지.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재미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