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
한혜경 지음 / 샘터사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이 세상에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은 시간이 아닌가싶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모든 것을 다 가진

권력자에게도 공평한 시간! 결국 우리들의 삶은 죽음을 향하게 되어있다. 역시 공평하게.

100세 시대라는 말이 먼 이웃의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이제 내 얘기라는 것이 실감나는 나이가 되고 보니 과연 나는 품위있게 늙어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나는 한국의 베이비붐세대에 태어나 참으로 열심히 살아온 세대에 속한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베이비붐세대는 한 때 경제를 이끄는 축이었지만 이제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노년세대의 중심축이 되어가고 있다. 어찌보면 서글픈 현실이다.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부지런하게 일해 자식들에게 잘사는 환경을 마련해주기위해 소처럼 일했던 세대였는데 이제 서서히 지는 해처럼 나이가 들어가고 있으니 그 것만으로도 서글픈데 문제는 노후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느냐하는 것이다.


 


좀 더 못살았던 부모님처럼 우리들도 자식들에게 헌신했다. 하지만 아직은 부모에 대해 '효'라는 개념이 다소나마 남아 있어 부모를 돌봐야 한다는 생각은 남아있는 세대였다. 부모님들도 당연히 자식에게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나마도 하지 못하고 짐승처럼 부모를 대하는 인간들도 없진 않지만 형편만 괜찮다면 당연히 부모님을 돌봐드리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들은 과연 자식들에게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까?

모임에서 만난 친구들은 한결같이 자식에게 기대지 않겠다고 단언한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가슴 시리다.

한마디로 우리 베이비붐세대는 과거와 미래에 끼인 세대로서 부모를 돌봐드리여하고 자식에게는 헌신해야 하는 세대인 것이다. 당연히 자신들의 노후를 위해 따로 떼어놓은 재산은 물론 감정까지도 여유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저출산국가로 돌아선 지금 우리는 후손들에게 너무나 큰 짐을 지우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에서 자신을 '돈 버는 기계'처럼 이용만 하다가 버린다는 분노감을 품은 사람들이 생겨날 수 밖에 없다.

나이들어 할만한 일자리도 잃게 되고 여유있게 쓸 생활비도 없다면 아직도 많이 남은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식들은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살만해졌다고 해도 부모를 제대로 돌보겠다는 의식은 별로 없다.

물론 기대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신의 몸마저 제대로 가눌 수없는 시간이 온다면 과연 누가 우리들을 돌볼 것인가. 절로 한숨이 나온다.



얼마전 드라마에서 자식들에게 그동안 키우기 위해 들어갔던 돈을 반환하라는 '효도소송'이 이제 드라마속 이야기만이 아닌 세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힘들게 사는 법을 모르는 자식들에게 늘 퍼주기만 했던 부모들은 이제 '효도계약서'를 받아야만 하는 현실이 도래했다. 절대 웃을 수없는 이야기이다.


아직 의식이 있고 다소나마 돈도 가지고 있다면 서둘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 당당하게 노년을 즐기기 위한 대책이 바로 이 책에 나와있다.

법률적인 조언을 들을 곳이나 건강한 삶을 위한 상담처에 대한 정보도 꼼꼼하게 안내되어 있어 든든하다.

우울증에 걸려 남은 시간들을 헛되이 쓰지말고 '품위있게' 나이들어가는 법에 대한 조언들이 너무 감사하게 다가온다.

'당신도 결국에는 늙는다'라며 노인체험을 해보는 장면은 가슴아프지만 이렇게라도 미래를 대비하고 젊은이들을 이해 시켜야한다.

100세시대를 맞아 버려야 할 것들과 무장되어야 할 전략들을 실감나게 조언하는 이 책을 친구들에게도 권해야겠다.

같이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  나도 8십이 되는 내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지만 어차피 그 곳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첫걸음을 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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