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어느새 춘삼월이 가깝다. 하지만 한겨울 바람보다 꽃샘바람이 더 파고드는 요즘이 더 춥게 느껴진다.

봄의 따뜻한 기운을 기다리는 마음이 떠나기 싫은 찬바람의 기운조차도 지긋해지기 때문이겠다.


 

아무리 떠나기 싫은 겨울이라도 어느새 여기저기 봄기운이 스멀스멀 눈치를 보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남해의 섬은 이곳은 찬바람을 뚫고 올라온 냉이며 달래가 어느새 지천이라 엊그제는 제법 캐다가 맛있게 무쳐먹었다.

봄이 오면 마음도 싱숭생숭해지기 마련이라 옛말에는 처녀가 바람이 난다고 하는데 샘터의 노란 표지를 보니 어느새 봄을 담은 듯 따스하게 맘이 덥혀진다.


 


요즘은 다시 서울과 섬을 오가는 생활을 하는지라 그동안 목말랐던 문화행사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그런데 우리동네에 이런 협동조합이 있다닌 눈이 번쩍 떠진다. 동화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인형으로 만들다니..아이디어가 참 신선하다.

그림속에 인물을 현실로 끄집어내는 작업이니 아이들에게는 기적같은 경험이 되기도 하겠다.

'만원의 행복'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나만의 인형을 만들어볼 수도 있고 저렴한 수강료로 만들기 강좌에도 등록할 수 있단다.

바느질솜씨는 자신이 없지만 산책삼아 동네 햇빛공방에 수강신청을 해볼까.



오래전 콩나물시루같은 경춘선을 타고 대성리며 춘천을 오가는 여행조차도 행복했던 기억이 있건만 요즘 기차여행은 일취월장 변신이 대단해졌다. 족욕을 즐기고 온돌에 몸을 누인채 기차여행을 즐기다니 정말 깜짝 놀랐다.

더구나 개그 공연까지 볼 수있다니 일석 몇조란 말인가. 강을 따라 꽃이 가득핀 철길을 느긋이 즐기고 싶어진다.


 

2~3월안에는 온돈마루실 가격이 반값이라니 수다쟁이 친구들 한번 불러 모아야겠다.



책욕심이 많은 나는 평생의 소원인 서재를 가지고 한동안 뿌듯했다. 하지만 한달이면 수십권씩 쌓이는 책들이 어느새 걱정거리가 되었다. 좁은 공간에 쌓인 책들에 내려앉은 먼지를 보면 책욕심을 좀 내려놔야지..하면서도 엄두가 안난다.

개인이 운영하는 '국민도서관 책꽂이'은 내 책을 무료로 보관해주는 대신, 내가 맡긴 책을 남에게 빌려주는 도서 공유 서비스라고 한다. 아..내가 원하던 서비스였다. 그리고 꼭 다시 볼 가능성이 없는 책들은 기부를 해도 좋을 것같다.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살짝 살이 쪄보인다. 하긴 세월이 얼마인가. 나잇살은 너도 나도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조금 후덕해 보이는 얼굴이 더 정답다. 요즘에는 관광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통인시장의 기름떡볶이를 그녀도 좋아한단다. 나도 이번에 서울에 가면 꼭 찾아가 맛을 봐야겠다. 정년없이 열정만 있으면 언제든지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그녀가 부럽다. 서구적인 마스크와는 다르게 한옥사랑이 남다르다. 나이탓인가. 나도 슬슬 한옥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나도 어린 시절을 떠올릴 골목시장이 있다. 지금은 재개발이 되어 옛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어려서 먹던 골목냉면이 너무도 그리운데...살면서 저렇게 찾아갈 추억의 시장이 아직 남아있는 것도 행복한 일이 아닌가.



늘 이코너는 유심히 보게된다. 아는 것 같지만 전혀 몰랐던 진실들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무심코 선택했던 수많은 간장들이 이렇게 엄청난 비밀이 숨어있다니..메주를 띄우고 된장을 건져내어 만든 재래식간장은 왠지 입에 맞지 않아 얻어두고도 즐겨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제 입맛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닐까.

염산으로 분해하여 간장을 만들다니..이런 간장이 몸에 절대 해롭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내 집에 있는 간장들을 유심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산분해간장인지 100% 양조간장인지 꼼꼼이 챙겨보자.


60년간 받은 200여통의 편지를 모아 서간집을 낸다는 최정호 석좌교수의 글을 보니 스마트시대에 사라져버린 손편지가 그리워진다. '지금 세대는 부모님 편지를 한 장도 가지고 있지 못할 것이다'라는 말에 가슴이 저릿해진다.

글쎄 나도 아이들에게 손편지를 쓴적이 있었던가? 나를 기억해줄 흔적은 모두 가상의 공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지..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 익숙해진 요즘 꽃무늬가 그려진 편지지를 언제 봤는지 기억도 가물하다.

간직해줄지는 모르지만 올봄 물이 차오르는 삼 월에는 그리운이들에게 손편지라도 써야겠다.


여전히 창문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찬바람속에서 봄이 느껴진다. 시간은 우리와 상관없이 들이닥칠 것이고 짧은 봄이 가기전에 부지런히 마음갈이를 해야겠다. 이제는 시간이 무섭고 한없이 소중해지는 나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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