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를 타는 당신에게 - 마음을 다잡는 특별한 이야기들
서주희 지음 / 샘터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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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첫차를 타본적이 있는지요? 매일 출퇴근을 해야하는 직장인들도 첫차를 타는 일은 흔치

않을겁니다. 서울과 남해의 섬을 오가는 저는 오후에 출발하는 배시간을 맞추기위해 서울에서

6시에 차를 탑니다. 그 고속버스에 몸을 싣기 위해서 다시 지하철 첫차를 타야하는데요.

5시 20분 첫 지하철을 타기 위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전혀 짐작을 못했었습니다.

 

 

더구나 매일 그 차를 이용하는 분들끼리는 서로가 잘 아는 모양인지 인사를 하면서 반갑게 아는척을 하는 모습이  참으로 정겹습니다.

몇 번 첫차를 타면서 그 분들이 궁금해졌습니다. 젊은이들 보다는 중장년과 노년층들이 많았는데 여자분들은 대부분 빌딩 청소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고 남자분들은 일용직이 많으시답니다. 물론 등산복을 입은 분들도 많았구요.

하긴 사람들이 출근하기전 청소를 끝내려면 일찍 나서야 할겁니다. 일용직도 언제 방송을 보니 새벽 5시면 인력시장이 선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일찍 첫차를 차고 시장에 나가봐야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어쨋든 첫차를 타고 삶의 현장을 향해 나서는 분들을 보면 숭고한 마음까지 듭니다.

 

희망을 가지라는 말조차 함부로 꺼내기에는 너무도 아픈세상에서 열렬히 응원을 보내고 싶어 이글을 썼다는 작가의 마음이 따뜻하게 다가오는 책입니다.

 

 

예전에 비해 분명 모든 것이 풍요로운 시대가 되었지만 정신적인 빈곤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다들 위로 위로 높은 곳을 향해 정신없이 올라가려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위로만 오르지 말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멀리 떠나 개척자가 되보라는 작가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얼마전 읽은 책에서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모르겠더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들은 정말 너무 열심히 가난을 넘기위해 뛰고 또 뛰었습니다. 그리고 저 높은 곳을 향해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그 위에 무엇이 있는지 기어이 확인이라도 할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잠시 숨을 돌려 가보지 못한 세상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은 생각이란 마음이 듭니다.

'정상에 오른다고 세상이 다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더 멀리 보일 뿐입니다.'

세계의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는 사람들과 늘 함께하는 셰르파족에게는 '정상'이란 말이 없다고 합니다.

아무도 에베레스트를 정복하지 못했던 시절 가장 먼저 에베레스트에 도달했으면서도 그 영광을 힐러리에게 양보한 셰르파 노르가이는 '에베레스트에 정상에 오른다고 세상을 다 보지는 못한다. 그저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알뿐이다.'

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합니다.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지를 말해주는 듯합니다.

 

 

이제는 슬슬 꾀도나고 새로운 것에 대해 호기심보다는 안주하고 싶은 꼼수만 부리게 되는 나이에 이르고 보니 '변화'라는 말이 두렵게 다가옵니다. 누구에게나 변화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당신과 상관없이 세상은 지금도 변하고 있다는 작가의 말이 망치로 머리를 두드리는 것 같이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차는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이미 첫차는 놓친 것같고 막차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늘 첫차를 타는 마음처럼 삶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라고.

첫차를 타기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달콤한 잠도 포기하고 찬바람을 맞으며 정류장을 향해 나왔을까요. 바로 그 마음으로 인생을 달려가라는 응원글이라고 받아들입니다.

역사속의 많은 일화와 사건들을 끄집어내어 힘든 시간을 버텨내는 우리들에게 등을 두드려줍니다.

'인생은 짧습니다. 나중보다는 지금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첫차를 타는 마음으로 오늘 시작하세요.'

누군가 내 손을 잡아주는 것같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누군가 나를 잊지않고 바라봐 주는 것 같아 느슨해지려는 삶을 다잡게 됩니다. 늘 첫차에 오르는 마음으로 그렇게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책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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