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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사랑해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유혜자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사랑과 집착의 경계는 어디일까? 흔히 사랑이라고 하면 서로의 사이가 공집합같은 관계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치정사건의 전말을 들여다보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가 집착하면서 구속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이 것도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본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유디트는 할아버지가 물려준 조명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어느 날 마트에서 발이 밟히게 되는데 상대는 바나나송이를 들고있던 사십대 정도의 남자였다.
며칠 후 유디트의 가게에 나타난 남자는 건축가인 한네스로 첫눈에 유디트에게 반했다며 데이트를 청한다.
그렇게 시작된 연애! 유디티는 몇 번의 연애를 하긴 했지만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해본 기억이 없었다.
마흔 두 살에 눈가에 잔주름이 매력적이며 수줍은 듯하면서도 과감했고 차분하면서도 열정이 넘치는 남자 한네스는 좋은 남자였지만 유디트는 뭔가
벽이 있는 듯한 느낌때문에 그에게 완전히 다가가기 힘들다.
마치 운명적인 연인처럼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한네스의 사랑이 조금씩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친구와 부모, 형제들에게 한네스를 소개하고 한네스는
부모님은 물론 남동생마저 응원군으로 끌어들일만큼 최선을 다해 유디트의 가족들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어느 날 부터인가 유디트는 한네스가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유디트의 착각일까? 친구들과 부모형제들은 그런 유디트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하고 계속되는 신경증은 망상의 단계에 이른다.
친절하고 다정하지만 목을 죄어 오는 것 같은 한네스의 사랑.
과연 유디트의 신경증은 정신분열증인 것일까?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유디트.
하지만 한네스의 사랑과 친절은 집착의 경계에서 명확히 규정하기 힘들다.
완전한 사랑이란 상대를 완전히 내안에 가두어 두는 것인지...자꾸 되묻게 된다. 상대의 집착이 부담스럽기만 했던 유디트는 결국 자신이
한네스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새장에 갇히기를 거부하는 유디트는 한네스의 집착에 뭔가 이상한 음모가 숨어있다고 느낀다.
조명가게의 점원인 비앙카와 바스티의 도움으로 한네스의 뒤를 캐면서 서서히 비밀이 밝혀진다.
' 이 세상에서 내가 만난 천사...사랑은 우리를 하나를 묶어주지. 우리는 영원히 함께 살아가는 거야. 당신은 나의 빛이고 난 당신의
그림자. 우리 둘은 다시는 혼자로 돌아가지 않아. 당신이 숨을 쉬면 나도 숨을 쉬지. 당신을 영원히 사랑해...'
사실 이런 사랑과 집착의 모호한 경계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은 우리 곁에 실제하고 있다.
자신은 사랑이라고 믿었지만 상대에게는 속박이 되는 기형적인 사랑의 모습을 미스터리를 추적하듯 긴박하게 그린 작품이다. 진실이 드러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독자들은 한네스의 사랑과 유디트의 의심사이을 오가며 혼란을 느끼게 될 것이다.
흔히 사랑에 빠지만 콩깍지가 씌운다고 하지 않던가. 맹목의 사랑이 어떤 파국을 부르는지 섬찟해지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