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
김제동.김창완.조수미.이현세.최재천 외 41인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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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밤하늘에 별이 있다는걸 잊고 살았습니다. 도시의 불빛이 너무 강해 희미해진 별빛의 존재를

잊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고개를 들고 밤하늘을 바라다보는 일도 못할만큼 바쁘기 때문일까요.

공기가 좋은 곳에 가서 문득 밤하늘을 바라보면 무수히 빛나는 별들을 보고 소리를 지르게 됩니다.

아니 내 머리위에 저렇게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니..

스스로 빛을 내는 별들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의 빛을 받아 반사시키는 별, 크기에 따라 빛의 크기도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별빛이 우리에게 와 닿기까지는 수억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별들도 있다는 얘기도 들었지요.

 

 

이 책은 신학교 졸업반이었던 김형모씨가 아끼던 책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1984년 9월 발행한 '십대들의 쪽지' 30주년을 맞아

기획된 책이랍니다. 정부 후원금도, 광고도 없이 30년간 이어져 올수 있었던 것은 발행인의 열정과 신념, 그리고 독자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일겁니다. 지금은 발행인의 부인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하여 쪽지를 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도 자신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을 때 생각지 못한 벽에 부딪혀 넘어졌을 때...이야기를 들어주고 손을 잡아준다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흔들리면서도 별을 바라보기를 포기하지않았던 마흔 여섯 명의 인생 선배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좋은 부모, 좋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만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됩니다.

오히려 물살이 쎈 곳에서 자란 고기가 더 튼실하고 바람이 심한 곳에서 자란 식물의 뿌리가 더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한 때 침도 뱉고 껌 좀 씹어대던 김수영씨는 가출을 일삼던 중 서태지의 컴백홈이란 노래를 듣고 아무도 챙겨주지 않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챙기겠다고 마음먹었답니다. 상업고등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진학하고 결국 세계적인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회인으로 성공했습니다. 그 사이 암이 발병하였지만 그 불행조차도 자신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해야할 목표를 세우게

되는 계기로 만들어버립니다. 그 버킷리스트중에 벌써 반 이상을 이루어낼 정도로 대단한 사람입니다.

그런 그녀가 '열 여섯 살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너에게 대신 해주고 싶어.'라고 말할 때 갑자기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수많은 열 여섯살들이 이런 그녀의 이야기에 어찌 귀를 기울이지 않겠습니까.

 

 

스타영어강사인 문단열씨의 고백에서 나는 가슴이 쿵하고 떨어지는 것같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제껏 나는 재빨리 버스에 올라타서 남들보다 먼저 빈자리에 가서 앉을 생각만 했지, 정작 그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는 관심이

없었던 거야...'-본문중에서

가난했고 외로웠고 어두웠던 시간들을 버티기위해 나도 쉼없이 뛰었습니다. 그래야만 뭔가를 움켜쥘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던 목적지는 어디였을까요. 갑자기 울컥합니다. 살아온 시간들이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누가 열 여섯의 나에게 이렇게 쪽지를 건네 주었다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까요?

나만 외롭고 어둡고 고통스런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할 때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고 손을 잡아준다면 다른 인생을 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직은 여리고 어린 별들에게는 기회가 많습니다. 그저 귀찮은 잔소리쯤으로 넘기고 기회를 붙잡지 못한다면 결코 빛나는 별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방황하고 지친 별들이 이 책을 꼭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여기 나오는 마흔 여섯 명의 빛나는 별들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어른 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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