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 바다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전쟁터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그리고…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 살림지식총서 500
남정욱 지음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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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이 자랑하는 지식총서의 500번째 책으로 '결혼'이 나왔다는 것은 조금 뒤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어쩌면 제 1호쯤으로 나왔어야 할 만큼 '결혼'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니었을까.

더구나 포켓북만한 이 사이즈에 '결혼'의 그 무궁무진한 색깔과 역사와 존재의 이유를 담을 수 있을까.

저자는 이점에 대해서 분명히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마치 족집게 선생이 쪽쪽 빼준 문제처럼 눈에 확들어오고 명료하다.

왜 출판사에서 그에게 '선생님이 써주시면 재미있을 것'이란 꼬드김이 결국엔 증명이 된 셈이다.

표제에 있는 '결혼할 때는 세번 기도하라'고 할 만큼 바다에 나간 것보다 전쟁터에 나간 것보다 더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결혼, 나도 결혼을 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결혼에 대해 얼마나들 알고 있었던 것일까.

 

아주 오래전 인류가 뭔가 가족이란 형태를 이루고 살았던 원시시대 어디쯤에도 남녀의 결혼같은 모습이 있었을까?

아니면 니것 내것 없이 두루뭉실 어울려 살았을까? 이 책을 펼치면서 처음 든 생각이었다.

굳이 '결혼'이란 족쇄를 채워야 했던 시기는 언제쯤이었을까.

원시시대야 가본 사람도 없고 남겨진 사료도 없으니 그저 추측만 할 뿐이라고 치고 그래도 역사속 어딘가에서

시작된 결혼의 의미를 잘도 찾아내고 있다.

 

아니 결혼식에서 신부를 화려하게 돋보이게 했던 면사포가 약탈혼의 흔적이라니 이 무슨 소리인가 싶다.

하긴 전쟁이나 질병이 없이 인류가 고스란히 개체수를 늘려왔다면 지금쯤 수컷의 수가 어마어마 할 정도로 인류의

역사에서는 늘 신부가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이웃마을에서 이웃국가에서 신부를 훔쳐오는 관행이 있었고

그때 머리에 씌웠던 그물이 장족의 발전을 하여 면사포가 되었다든지 앙증맞은 반지역시 처음에는 족쇄의 형태였던

모양인데 알면 알수록 인류의 결혼의 역사는 재미있다.

 

 

하지만 우리의 결혼은 어떤 모습이던가.

돈이 오가는 결혼은 오랑캐의 풍습이라고 경멸했던 옛 우리의 풍습은 이제 예물과 예단이 돈으로 오가고 마치 예전의 매매혼을 연상

시킬만큼 오염되었다. 심지어 이렇게 마치 정유점의 걸린 고기의 등급처럼 결혼정보회사의 회원등급표까지 버젓이 존재한다니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저자의 말처럼 순수한 사랑만을 쫓는 결혼이 이상적일까?

 

사실 누구도 결혼에 대해 정답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동서양의 결혼의 유래와 풍습, 그리고 현대의 비틀어진 모습을 보면서 이미 결혼해서 쓴맛을 볼만큼 본 우리들이야

그렇다치고 앞으로 환상적인 결혼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은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려고 하는 '결혼'의 참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환상에서 어떤 것은 덜어내고 어떤 것은 교정해야하는지 한번쯤

생각해보고 시작해야 한다고 단언하고 싶다.

그럼에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 결혼이기에...그래도 저자가 인용했던 어느 책의 귀절이 내마음을 울린다.

'나는 내 결혼상대를 하느님으로 모실 몸과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는가? ....(중략)아내는 가장 약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신

진짜 하느님이란 사실을, 늘, 잊지 않겠는가...'

이 글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저자를 보니 무척이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아닐까싶다. 그의 아내는 그에게 하느님인지도

궁금해지고. 암튼 요만한 책에 정말 알토란같은 이야기가 가득해서 짐짓 묵직한 느낌이 드는 아주 훌륭한 지식서이다.

아내든 남편이든 결혼상대를 하느님으로 모실 준비가 되어 있나요? 모두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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