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연애블루스가 있어 혹시 달콤 쌈싸름한 연애사가 아닐까 생각하셨다면 조금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다.
달콤하기는 커녕 살인과 납치, 폭행과 복수등 살벌한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다만 개성이 확실한 주인공들의 활약으로 책 한권을 어떻게 읽었는지 모르게 시간이 지나가는 스피디한 전개가
아주 마음에 든다.
출판사직원은 성욱은 7년간이나 연애를 했던 애인 인영에게서 이별통고를 받은 날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눈에 확 뜨일 정도의 멋진 아가씨가 자신의 눈앞에 짠하고 나타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녀의 뒤를 쫓아 그녀의 뒷자리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다시 뒤를 쫓던 중 갑자기 나타난 고급 외제차에 그녀가 납치되려는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검은 뿔테안경을 쓴 거만한 남자는 어찌난 포악스럽던지 그녀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마구 때리며 차에 태우려 하지만
성욱은 소심한 그동안의 성격은 잊은 채 그녀를 구하기 위해 놈을 공격하지만 도리어 폭행을 당하게 된다.
결국 그녀를 구한 성욱은 무시무시한 사건속에 자신이 발을 들여놓은 줄 전혀 몰랐지만 연이은 사건들은 단순 납치가 아닌
어마어마한 음모와 구린 사건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식을 줄 모르는 다이어트 열풍을 타고 잘 나가는 비만 체인점 잇걸에서 의문의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그 내막을 쫓는 여자가
바라 성욱이 구해준 이수정이란 여자였다.
실연에 대한 아쉬움때문이었을까. 본의아니게 그녀와 함께 사건에 중심에 서게 된 성욱은 자신같은 조무래기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세력과 맞섰다는 것을 알게된다.
또한 휴직중인 경찰이면서 지금은 지저분한 일들을 해결하는 해결사 노릇을 하는 일도는 존경하던 선배의 죽음으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고독남이다. 그가 취급하는 일들은 모두 은밀하고 구린 냄새가 나는 일들이다.
그런 그에게 수정을 납치하려고 한 방태수라는 인물쪽에서 사건의뢰가 들어온다.
실제로는 이수정을 납치하려고 하다가 자신의 운전기사가 사망한 사건이었지만 방태수는 아버지 방성환의 도움으로 보석으로
풀려나고 방성환은 일도에게 이수정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다.
사실 방성환은 대한민국 사채시장의 대부로서 악랄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였다.
그런 그에게 붙들리면 죽음임을 알면서도 묘하게 마음을 끄는 이 사건을 맡아 이수정의 뒤를 쫓게 된다.
경찰이면서 구린일이나 하게 된 일도와 친언니처럼 지냈던 여자의 죽음을 밝히고 싶다는 이수정, 그리고 이수정의 끌림에
자신도 모르게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 성욱.
사건을 쫓아가다 보면 비리투성이의 대한민국을 만나게 되고 선한 시민을 속이고 사망에 이르게하면서도 욕망을 잠재우지 못하는
악의 무리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어리버리한 성욱과 차가운 냉혈한인 일도의 활약으로 사건의 진상을 밝혀지게 된다.
어찌보면 대한민국의 총체적 문제점은 다 모아놓은 작품인것 같다.
남의 삶은 아랑곳없이 자신의 욕망만을 쫓는 인간들. 그리고 악으로 악을 벌하려는 주인공들.
하지만 난 그들에게 돌을 던질 마음이 없다.
그렇게라도 악을 저지하지 못하면 더 큰 악들이 판을 치기 때문이다.
이수정과 성욱의 러브라인이 살짝 깔리긴 했지만 연애스토리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마치 인간시장의 '장총찬'처럼 일도의 활약이 빛을 발하지만 '정의의 사도'라고 하기엔 많이 아쉽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일도나 성욱같은 인물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가뜩이나 가슴 시린 늦가을의 요즘 달콤한 연애이야기가 아니어서 살짝 실망스러웠지만 유쾌 통쾌 악인 무찌르기 이야기에
잠시 신이 났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