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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애쓰지 말아요 (리커버 한정판) - 너무 다정하고 너무 착해서 상처받는 당신
이노우에 히로유키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올 봄 유독 슬픈 사건이 많아서 일까요. 시린 가슴을 토닥토닥 쓸어주는 제목들이 유난히 마음에 와닿습니다.
가난한 조국에서 태어나 성실하고 근면함으로 이제는 제법 살만한 나라를 만든 베이비붐 세대인 나로서는
느긋하게 삶을 되돌아볼 시간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애쓰면서 살 수밖에 없는 내가 그렇다고 너무 다정하고 너무 착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만 '너무 애쓰지 말아요'하는 제목에
울컥 설움이 밀려옵니다. 하긴 상처없는 영혼이 어디 있겠습니까.
혹들 나이가 들면 미워할 사람도 일도 줄어든다고 합니다만 아직 철이 들지 못한 나는 여전히 미운 사람도 많고 용서하지 못한
일들도 너무 많습니다. '상대방을 그대로 인정하세요'라는 저자의 말에 가슴이 뜨끔합니다.
하긴 이미 그렇게 살아온 사람을 내가 변화 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겁니다. 상대를 위해서라기 보다 미움에 휩싸여 마음을
혹사당할 나를 위해 그냥 인정하고 말라는 소리구나...그렇게 내 멋대로 해석해봅니다.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을 찾아보라는 말에 아주 조금쯤은 상대에게도 좋은 점이 있을
것 같다는 위안을 해보기도 합니다.
'스트레스와 즐겁게 사귀는 방법'이라든가'과거의 고통을 흘려보내요'라는 말을 읽다보니 뭐랄까요, 스님의 법문을 듣는
기분이랄까.
'소중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 ''이별의 상처를 간직한 당신에게'에서는 작년에 세상을 떠난 여동생이 떠올라 한참동안 책을
덮지
못했습니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이별을 잘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일까.
그래도 '당신은 언제나 옳습니다.' 그러니 혼자서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요...라고 말해주시니 쌓였던 설움이 복받힙니다.
이제는 사랑보다 의리로, 정으로 살아가는 뜨뜨미지근한 부부들에게도 미션이 있다고 합니다.
나도 상대에게 괜찮은 배우자였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어느 부부든지 이웃의 배필들이 더 멋있게 보인다는 말처럼 나도
불만이 많았거든요.
숙명은 어쩔 수 없지만 운명은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도저히 고칠 수 없는 '암'도 평생친구처럼 잘 다독거리면 남은 생을 잘 보낼 수 있다고 하더니 '운명'도 잘 사귀는 법이
있다네요.
나쁜 감정은 결국 나쁜 기가 되어 스스로 독을 뿜어내고 운명마저 어둡게 만들겠죠.
좋은 생각이 좋은 운명을 만든다는 말에 동감하게 됩니다.
포켓북처럼 단촐한 책에서 힐링의 단어가 수두룩합니다.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슬프다면, 운명이 버겁다면....들쳐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