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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 더 깊고 강한, 아름다운 당신을 위한 마음의 당부
김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그 여자가 왜 좋았어요?"
"마음이 좋았어요."
오늘 아침 TV에 나온 신혼부부에게 누군가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러자 MC가 말합니다. "마음은 보이지도 않는데?"
순간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흔히 외모야 보이는 것이니 당연히 눈에 들어올테고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것이죠. 누군가는 보여지는 모습보다 보이지 않는 마음을 더 들여다보는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목처럼 '삶이 내게 무엇을 물었는지' 스스로 물어보게 됩니다.
사실 시험시간에 받아든 질문이 가득한 질문지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질문지를 받아든 느낌입니다.
꽃이 만발한 봄의 절정기에 내게 온 이 책에는 삶이 내게 물어온 거의 200여개의 질문에 대한 정답이 적힌 정답지입니다.
피곤에 지쳐 사러간 의자가 그렇게 편하더랍니다. 하지만 배달되어 온 의자는 그 날처럼 편하지 않았다죠.
그래서 너무 피곤할 때에는 의자를 사지 말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편하지 않은 의자를 받아든 여자는 방구석에
놓아두었답니다. 앞으로 해 질 무렵에 의자를 사려 할 때나, 나쁜 선택에 유혹을 느낄 때 일종의 경고처럼 바라보기 위해서.
내 집을 둘러보았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샀던 물건들이 지금은 푸대접을 받아 먼지가 뽀얀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도 있고
아예 쓸모가 없어져 누구에겐가 주었던 물건들도 있었을겁니다. 문득 나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잣대하나가 내 가슴속에
있는지 마음에게도 묻게 됩니다.
'수행이란 행동을 통해 마음을 닦는 것. 그렇다면 일상은 가장 훌륭한 교과서다. 걸레질을 하는 것도. 매일 대하는 서류를
넘기는 것도, 집을 나서서 정류장까지 걷는 것도 모두 다 마음을 닦는 수행이다.' -본문중에서
갑자기 지리멸멸하고 그날이 그날 같아 시들했던 일상들이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비슷 비슷한 삶을 사는 누구에겐가는
걸레질 하나도 수행이라는데 나는 귀찮고 번거롭게만 생각했던 일 그 자체로만 남아있구나 싶었습니다.
문득 세 사람을 같은 길을 걸어가면 그 중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이 정답지에는 정답뿐만 아니라 숨었던 지혜까지 끄집어내는 재주가 있는 모양입니다.
치앙마이의 국수가게 사람들의 선행을 보노라니 이웃이 잘되면 배가 아픈 우리들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누군가 잡혀가면 왜 나만 잡아가느냐며 숨은 사람들까지 고자질해서 같이 감옥을 가야 공평해 보인다는 우리나라사람들 속성도 떠올랐습니다. 분명
나도 잘되는 이웃이 반갑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하철에서 옆에 앉은 사람에게 어깨를 내어주는 일도 귀찮아했던 내가 삶이 물어오는 심오한 질문에 정답을 제출할 능력은 없어보입니다.
그래도 이 책으로 살짝 예습을 한다면 몇 문제쯤은 정답을 채워넣지 않을까요?
말하자면 이 책은 내게 어린 시절 가난한 집에서는 사지 못했던 표준전과이고 수련장인 셈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아주 많이 늦었지만 조금은 보충할 시간이 남아있지 않을까 하면 책을 덮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