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개의 아시아 2 - 아시아 대표 이야기 100선 아시아클래식 2
김남일.방현석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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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간의 사랑과 오해는 수많은 문학작품에 소재가 될 만큼 영원불멸의 이야기거리가 아닐까 싶다.

세익스피어의 오셀로가 그러했고 그리스로마신화에서도 바람둥이 제우스를 질투하는 헤라의 질투가

등장한다. 우리의 설화인 처용가에서도 사람으로 변한 역신이 처용의 아내를 범하였지만 처용은 벌하기는

커녕 춤추고 노래함으로 역신을 감복시키는 내용이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거리에 있는 에미랄드빛 돔이 인상적인 비비 하눔 모스크에 얽힌 이야기도 바로

이런 남녀간의 사랑과 오해에 관한 이야기이다. 원정을 간 아미르 티무르 대제에게 선물하기 위해 그의

가장 아름다운 아내인 비비 하눔은 가장 아름다운 이슬람 모스크를 짓기로 한다.

젊고 유능한 건축가에게 일을 맡겨 잘 짓다가 갑자기 일을 중단한 건축가는 비비 하눔에게 키스를 허락해

달라고 조른다. 애가 탄 비비 하눔은 할 수없이 키스를 허락하고 얼굴에는 진한 키스마크를 남고 만다.

원정에서 돌아온 대제가 그녀를 죽였다는 설과 누가볼까봐 얼른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 덮어줬다는 설.

 

 

동서고금을 통해 역시 남녀의 사랑이야기만큼은 언제나 재미있다.

특히 각국의 건국설화역시 흥미롭다.

 

 

알에서 태어난 신라의 박혁거세와 같이 알신화가 다른 나라에도 제법 등장한다.

인도네시아의 자바에서는 뱀의 신 안타가 흘린 눈물 세 방울이 세 개의 알로 변하고 그 알에서

아름다운 여자 아이가 태어났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모두가 반하는 바람에 혼란이 일어나자 신들은

그녀를 독약을 먹여 살해한다. 그녀의 무덤에서 여러 종류의 식물이 자라났고 머리는 코코넛이

가슴에서는 여러가지 과일이 배꼽에서는 사람들이 주식으로 삼은 쌀이 나왔다고 한다.

 

 

이 섬에서는 또한 결혼식 전날, 갑자기 사라진 공주의 전설도 전해내려온다.

판지 왕자를 사모한 마녀의 계략을 알아챈 공주는 편지를 써두고 갑자기 사라졌고 편지를

받은 왕자는 공주를 찾아 험난한 여정을 계속한 후에 결국 칸드라 공주를 찾아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이다. 마치 '백설공주'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또 다른 버전을 보는 느낌이다.

 

백 개의 아시아에 들어있는 백 편의 이야기에는 아시아를 구성하고 있는 국가와 민족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저자들의 노고가 그대로 느껴진다.

저자는 수 천개의 이야기 가운데 발췌된 백 개의 아시아가 수 천개의 아시아로 가는 관문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고 있다. 몰랐던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후에 내 손주들에게 들려줘야 할 이야기거리가 적어도 백 개는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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