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2014년도 어느 새 두번째 달로 접어 들었다. 화살보다 빠른 시간을 느끼게 되는 건 계절을 조금 앞서 나오는

잡지가 아닌가 싶다. 어두웠던 2013년을 보내면서 새로운 한해에 대한 희망으로 아쉬움을 달랬었다.

아직까지 뚜렷한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눈이 펑펑 나리는 숲길 옆을 달리는 기차의 앞머리에 'HAPPINESS'라는

문자가 자꾸 내려놓고만 싶은 기대감을 향해 우리의 손을 잡아 끄는 것만 같은 표지의 그림이 그나마 위안이 되어준다.

 

 

해마다 연말 연시면 맘먹었던 여러가지 미션들에 대한 다짐이 슬슬 느슨해질 조짐이 보이는 요즘 평생 숙제처럼

달고 다니는 다이어트에 일갈을 할 말한 '우리말 돋우기'가 특히 눈길을 끈다.

허리가 굵고 뚱뚱한 사람을 흔히 '절구통' '드럼통'이라 부른다는데 살갗이 희고 몸 전체가 예쁜 여자를 이르는

'마늘각시'가 된다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한 단계에 접어들었다. ㅠㅠ

낯설게 내 몸에 붙은 살들은 '푸석살'이나 '비곗살'이 분명하다. 나는 초대한 일이 없건만 불법칩입도 용서를

못하겠지만 이건 아주 돈도 안내고 살림을 차렸으니 어찌 몰아낼 수 있을지 답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역시 요리에 눈이 머무는 건 어쩔 수 없다. 특히 이번 달에는 할머니의 요리가 아닌 '시아버지의 요리'란다.

하긴 유명 레스토랑의 요리사는 거의 다가 남자이니 남자가 요리를 한다는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저만한 연세에 부엌을 드나들다니..어머님께 역정을 듣지나 않았을까.

요리도 깊은 맛을 내는 맛간장을 이용한 요리들이다. 맛간장의 레시피를 보니 재료며 만들기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먹기만 좋아하는 내가 도전해볼만한 레시피라 반갑다.

이번달의 나누고 싶은 물건은 '인라인 스케이트 셋트'란다. 흙 자국조차 없이 신상과 같은 선물이라니 발빠른 사람들은

얼른 도전해보시길...

 

 

이번 달 특집은 '매를 맞았다'이다. 나도 고집스런 성격때문에 앉은 자리에서 피하지도 않은 채 매를 맞았던 추억으로

도전했지만 미역국을 먹은지라 유심히 읽게 된다.

형제들과 싸워 매를 맞았다는 추억으로 부터 무단결석을 했던 아이들을 종이 방망이로 때리셨다는 정 깊은 선생님의

이야기까지 매는 맞았지만 결국 '사랑의 매'가 되었다는 고백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매달 도전해보지만 택도 없는 '말풍선 퀴즈'는 귀여운 토끼들이 어딘가를 보면서 뭐라고 했을지를 묻는다.

글쎄 영원한 도전자 '거북이'를 기다리며 보이나 안보이나 내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2월 28일까지 햄터상 작품 공모가 마감이라는 공지와 3월호에는 생일, 4월호에는 흔들리며 피는 꽃에 대한

원고를 모집한다는 공지가 떠있다. 잘 쓰기보다 진솔한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는 샘터이니 글 솜씨

탓하지 말고 응모해보며 어떨지.

그동안 무심히 보아 넘겼던 '샘터는 정기구독료의 1%를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합니다'란 뒷표지의 문구가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겨울이면 더 힘든 이웃들에게 따뜻한 샘물로 몸을 녹여주는 작지만 큰 '샘터'앞에

아랫목 데우고 뜨뜻한 밥과 국으로 몸을 데우는 무심한 나를 자꾸만 따라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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