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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해산물 요리 교실 - 왕초보도 쉽게 따라하는
가와카미 후미요 지음, 김정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평점 :
일본 원전의 방사능 유출 사고로 해산물의 소비가 줄었다고 한다.
건강에 좋은 오메가-3 같은 좋은 성분들이 가득 들어있는 해산물을 맘놓고 먹을 수가 없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일본의 방사능이 우리 해역으로 오는데는 몇 년이 걸리는데다
소멸되는 과정을 거친다니 너무 걱정만 하지 말고 소비를 늘려야 시름에 젖은 어부들의 살길이 열릴텐데
하는 걱정이 든다. 요즘에는 해산물을 구입하면 마트에서 다 손질을 해주기 때문에 다듬어진 생선만 만났었는데
섬에 내려오고 가장 힘들었던 것이 바로 생선이나 소라, 전복같은 것을 손질하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친절한 해산물 요리교실'책이 나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요즘 섬에는 뽈락이 한창이다. 이 뽈락은 살이 달고 맛있어서 고급 생선으로 손 꼽힌다.
하지만 등에는 뾰족뾰족 가시가 돋아있는데다 그 가시에는 독성이 있다고 한다.
기분좋게 낚시로 끌어 올린 뽈락가시에 손을 찔려 그 엄청난 통증때문에 무척 힘들었다.
이 뽈락의 가시를 제거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세하게 설명된 손질법대로 해보니 정말 쉽게 손질이 된다.
이 뽈락의 살은 연하고 부드러워 살이 부서지기 쉬운데 키친타월을 이용하여 뜨거운 물을 부어 단백질을 먼저
살짝 응고 시킨후 칼집을 넣어야 깔끔하게 벌어지고 열기가 균일하게 닿는다는 것을 알았다. 아하!!
어쩐지 튀김을 해도 잘 부서진다 했더니...이런 방법이 있었구나.
그리고 무엇보다 생선을 손질하고 요리하는데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비린내잡기'였다.
술을 넣거나 생강을 넣어 요리를 해도 때로는 마음처럼 비린내가 다 잡아지니 않았던 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니.
우선 고등어처럼 비린내가 많이 나는 생선을 요리할 때에는 가능한 생선크기에 맞는 팬을 이용해야 한다고 한다.
지나치게 크면 국물이 주변으로 증발하여 고등어가 덜 익어 비린내가 날 수 있다니.
불이 너무 약하면 국물이 끓어 오르지 않아 맛이 배지 않아 맛이 없거나 역시 비린내가 난단다.
아무리 양념을 잘 해도 이런 조리기구의 크기나 불의 세기가 맛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해산물 자투리 활용법'을 보는 순간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랐다.
모든 것이 귀하던 시절 생선살을 발라먹고 남은 가시를 기름에 고소하게 튀겨주셨던 덕분에 지금까지도
뼈가 튼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이 방법은 따로 칼슘보충제를 먹지 않고도 양질의 칼슘을 보충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다. 맛도 너무 좋다. 버려졌던 새우 대가리와 껍질로 육수를 내고 회를 뜨고 남은 생선 껍질을
살짝 데치면 오돌오돌한 식감을 즐기면서 단백질까지 얻을 수 있단다. 이건 정말 꼭 해볼 예정이다.
섬에는 버려지는 생선껍질이 많기 때문에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가 되기 때문이다.
스페인여행을 갔을 때 너무 짜서 먹지 못했던 해산물파에야도 꼭 해볼 예정이다.
바다도 계절에 따라 올라오는 고기가 달라진다. 한창인 뽈락요리며 요즘은 보기힘든 전갱이 요리가 많아서 참 좋았다.
지난 가을에 잔뜩 잡아놓은 전갱이가 어서 나를 요리해달라고 조르는 것만 같다.
섬에 사는 나에게는 참으로 친절한 요리책이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