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붕어빵, 홈런을 날리다 - 카페 아자부 역발상 창업 성공 스토리
장건희 지음 / 샘터사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지구 온난화 현상이 이제 봄과 가을마저 빼앗아가는지 미처 가을을 즐길 틈도 없이 찬바람이 옆구리를 파고 든다.

아마 한달 정도 있으면 거리에는 고소한 냄새가 퍼지는 붕어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붕어빵의 원조가 일본의 도미빵이라는 것도 처음 안 사실인데다 아무렇지도 않게 사먹었던 붕어빵의 식자재가

거의 수입산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하긴 붕어빵의 원료가 되는 밀가루며 팥이 국산이었다면 싸게 먹을 수 있는

길거리음식이 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기껏 천원이면 서너개를 사 먹을 수 있는 붕어빵 한 개에 삼천원이라니 얼마나 명품이기에 그렇단 말인가.

신세계백화점내에 명품 도미빵 '아자부'가 입점해있다는 사실도 카페가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던 나로서는

얼마나 대단한 붕어빵이기에 이런 가격으로 팔리고 있을까 의아했다.

더구나 개점일부터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지경이었다니 가뜩이나 오랜동안의 불황으로 경제가 어렵다고

난리인 상황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경주빵같은 우리 고유의 빵도 백화점에 입점해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붕어빵의 이미지는 고급스럽기 어렵지 않을까.

하지만 한때는 국가대표 야구선주였고 교수였던 저자의 노력으로 이룬 명품 붕어빵의 탄생을 보노라면 절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예전에 운동선수라면 공부와는 거리가 멀고 오로지 육체적인 재능만 뛰어나면 될 것이란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스포츠스타들을 보면 탄탄한 체력과 재능외에도 순발력과 머리회전이 빠른 것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인생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야구종목의 국가대표였다면 분명 뛰어난 머리도 있었을 것이다.

갑작스런 부상을 이기고 단기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수로 전환한 능력만 봐도 그가 대단한 사람임을 짐작케한다.

 

아무래도 붕어빵의 백미는 팥소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토록 흔하게 먹는 붕어빵의 팥소가 모두 중국산인데다가

정작 수작업을 하는 명인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었다. 살림을 하는 주부들은 팥이 얼마나 빨리 상하는 식품인지를

안다. 그런 팥의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첨가물을 사용하고 단맛을 늘리기 위해 감미료를 사용한다니..건강과는 아무 상관없이

우리 입을 점령하고 있던 셈이란 말인가.

그런 팥소를 비싼 국내산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대단하지만 일본의 아자부의 명품 도미빵집을 찾아가 연구하고 제대로 된

팥소를 탄생시키는 과정은 정말 한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천만다행으로 일본으로 시집간 이모의 도움으로 걸작 팥소를 만들어낸 것은 그의 노력에 대한 신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노력이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다. 하지만 오랜 인생을 살면서 노력과 더불어 '운'이란 것도 상당히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운'도 따라준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탄생된 아자부의 명품 붕어빵은 건강한 먹거리를 원하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었고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줄을 세우는 기적을 이루었다. 우유로만 반죽하여 폭신하다는 저 붕어의 살과 적당히 달다는

팥소가 들어간 명품 붕어빵을 꼭 먹고 싶어진다.

 

 

이 책이 더 가슴에 와닿았던 이유는 명품 붕어빵을 만들어 내고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야구와 접목시켜 설명해놓았다는 것이다.

흔히 '인생은 야구와 같다'는 말이 있지만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의 자세나 타자의 능력에 따라 수비수들은 어떤 포지션으로

움직여야 하는지..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최동원이나 이종범선수와의 일화를 들어 설명해주니 예전에 내가 동대문운동장에서 본

부산상고와 선린상고의 고고야구 결승전을 보고 있는 듯한 박진감마저 느껴진다.

감독만 뛰어나서도 선수만 뛰어나서도 안될 것이고 그 날의 컨디션이나 일기까지도 고려한 대진표가 짜여지고 그 때 그 때

기발한 용병술까지 동원해야만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것처럼 저자는 붕어빵이라는 홈런을 날리기 위해 한 평 반이라는

매장앞에서서 수많은 생각들을 했을 것이다. 때로는 마음대로 던져지지 않는 볼때문에 좌절하는 투수처럼 삼진으로 물러나오는 타자의

절망감으로 흔들렸지만 결국 멋진 만루 홈런을 친 셈이다.

유유자적 '카페'나 한번 해보겠다는 사람에게는 가맹점을 내어주지 않는다는 배짱도 맘에 든다.

여름이면 담백하고 시원한 팥빙수로 겨울이면 명품 붕어빵으로 가장 자연에 가까운 건강을 선물하는 저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원산지를 속인 수입식품이 넘쳐나고 썩은 고추가루를 물을 들여 자신의 뱃속을 챙기는 사람들이 넘쳐난다는 보도가 오늘도 이어지는

이런 세상에 그래도 자신의 이름을 건 붕어빵 하나에 자부심을 실어 명품으로 탄생시킨 그의 노력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제대로 된

먹거리를 먹을 수 있다니 당장이라도 예쁜 붕어 모양의 로고가 걸린 카페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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