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동화 빨간 자전거 - 당신을 위한 행복 배달부 TV동화 빨간 자전거 1
김동화 원작, KBS.쏘울크리에이티브.KBS미디어 기획 / 비룡소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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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가 내리면 가을이 더욱 깊어져 찬바람이 몰려올 것이다.

그리고 옆구리로 밀려드는 외로움과 그리움이 더 짙어질 것이고.

 

 

김동화의 만화는 왠지 이런 계절에 더 와닿는 것만 같다.

야화리라는 마을은 실제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분명 어디엔가 있을 것만 같고 가슴이 따뜻한

집배원이 빨간 자전거를 타고 부지런히 편지를 배달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제는 편지보다 청구서를 더 많이 배달하는 일이 많아진 집배원이지만 야화리에 멋진 미남청년

집배원은 사랑을 더 많이 배달한다.

 

외항선을 탄 아빠를 그리워하며 종이배를 띄우는 아이. 이미 그 마음은 시냇물을 넘어 강을 건너

바다에 있는 아빠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처녀, 총각시절부터 좋아했지만 서로 다른 길을 가야했던 황노인과 경산댁의 사랑을 연결해주는 것도

역시 사랑의 집배원이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리엔에게 그리운 친정소식을 전하기도 하고 토라진 할머니를 위해 화해의 치킨을

배달하기도 하는 이 집배원에게 나도 사랑을 배달받고 싶어진다.

부르릉 거리며 후딱 왔다 가는 바쁜 집배원의 방문보다 빨간 자전거를 타고 꽃내음, 사랑내음 묻히고

달려온 그런 소식을 꽃다발처럼 받고 싶다.

 

 

단순한 에니메이션이 이렇게 생동감있는 감동을 줄 수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작가는 이 모든 사랑의 이야기를 어디서 가져오는 것일까.

야화리 새 동네 어디쯤에 분명 작가의 작업실이 있을 것만 같다.

 

고향을 떠났지만 언젠가는 다시 되돌아올 아이들을 위해 늙은 아버지가 꽃씨를 뿌리고 감나무를 가꾸듯이

작가는 고된 삶을 견디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꽃밭을 가꾸고 따뜻한 차를 준비하고 우리에게 의자하나를

내미는 듯하다. 누구든 빨간 자전거를 탄 집배원이 부지런히 사랑을 배달하는 야화리로 놀러와 지친 몸과

마음이 잠시라도 쉴 수 있도록.

그 의자에 머문 시간들이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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