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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린 다시 만나야 한다 - 가슴으로 써 내려간 아름다운 통일 이야기
이성원 지음 / 꿈결 / 2013년 8월
평점 :
분단 60년! 여전히 전쟁중인 가슴아픈 땅 한반도에 살아가는 국민으로서 30년차 통일부 공무원의
생생한 남북 교류 현장의 이야기를 읽으니 가슴부터 저려온다.
내 어머니 아버지의 고향이기도 한 북한을 누구보다 많이 고간 사람이기에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다.
아내의 부모님 고향도 평양이라니 그가 바라본 평양의 거리가 남 달랐을 것이다.
왜 우리는 분단의 땅에서 살게 되었을까.
몇 시간이면 당도하는 북녘의 땅은 여전히 철책선 너머에 존재하고 이질적인 삶으로 점점 멀어져가는
동포들과의 만남은 수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었을 것이다.
처음 남쪽 사람들을 만났던 북한 사람들의 뚱한 모습도 이제는 많이 부드러워졌다지만 60년의 분단이
만든 이질성은 통일 후에도 분명 힘든 과제가 될 것이다.

평양시내에서 만난 아이들의 순박한 얼굴이며 소박한 도시락속에서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모습이며 개성공단내에서 만난 아이들과 어울리며 좀 더 좋은 탁아소를 지어주고 싶어하는 마음들은
작가의 착하고 순수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탈북자들을 교육하는 하나원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부모처럼 따뜻하게 대해주고 다시 설수 있게 해주는
모습은 앞으로 우리가 통일을 한 후 어떻게 그들을 맞고 대해야하는지 해답을 보여준다.
그와 같이 일을 하던 북한의 당국자들도 자존심과 사상을 잠시 접어두고 서로 손을 맞잡고 한 마음이
되는 장면들에서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게 바로 한 민족이라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영양이 부족하여 피그미족이란 말까지 들어야 하는 어린 군인들의 모습에서 북한의 절박한 실정이
그대로 전해진다. 과연 그들에게 식량이며 비료를 지원해야 옳은지 불만이 많았던 나로서는 누렇게
뜬 그들의 얼굴에서 차마 지원을 중단하라는 말이 나오질 않는다.
아들과도 같았던 북한의 병사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고 시합을 끝내고 북한으로 돌아가는
태권도선수에게 자신이 찼던 시계를 주면서 아버지에게 전해달라고 하는 장면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
북한에 가기 전 미리 선물을 정성껏 준비하고 접대원들에게 후한 팁까지 주는 그의 마음은 '사랑'그 자체가
아닐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아버지같은 그런 마음.
그가 오랫동안 북한을 오가면서 나누었던 사랑은 앞으로 통일후에 우리 민족의 문제를 극복하는 해결책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는동안 그동안 중단 되었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되었다는 소식과 갑자기 무산되었다는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다. 이제 더 이상 기다리기에 시간이 부족한 연로한 어르신들이 얼마나 실망하셨을까.
평생 기다려온 상봉일을 기다리다 갑자기 운명하셨다는 할아버지의 소식도 가슴아프다.
매번 우리를 실망시키고 울분케하는 북한은 마치 계륵과도 같은 존재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어쩌랴 그들도 같은 핏줄임을. 언젠가는 다시 만나 함께 살아가야 하는 핏줄임을.
그래서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다시 만나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도 그들을 이해하고 만남의 광장으로 손을 잡고 이끌어야 하지 않을까.
무뚝뚝하고 주체사상으로 무장된 그들이라도 뜨거운 사랑앞에서 어찌 무릎을 꿇지 않을까.
그들 역시 따뜻한 피가 흐르는 우리의 핏줄임을 다시 한번 새겨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