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폴리스맨 - 자살자들의 도시
벤 H. 윈터스 지음, 곽성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지구에 종말이 다가오고 있었다. 소행성 마이아가 태양의 근접 상태에서 벗어나

지구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 날은 6개월여가 남은 10월 3일 지름 6.5킬로미터의 탄소와

규산 덩어리로 이루어진 마이아가 지구와 충돌하는 날이다.

미국의 뉴햄프셔 콩코드의 맥도날드 햄버거의 화장실에서 메리맥 생명화재보험사의 직원인

피터 젤이 검은색 벨트로 목이 졸린채 발견된다.

얼핏보면 분명 자살이 틀림없는 것 같다.

순경에서 경장으로 진급하여 이제 3개월이 된 초짜 형사 헨리는 누구나 자살로 단정시키고 싶은

이 사건이 타살이라고 믿고 수사에 들어간다.

하지만 수사여건이 좋지 않다. 6개월후면 지구는 소행성과 충돌하여 엄청난 사상자가 날 것이고

누가 살아남을지 알 수 없는 혼돈에 빠져있다.

 

멀쩡하게 살아가던 많은 사람들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여 살아생전 자신이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해보겠다고 퇴직을 하거나 일을 그만둔 상태이고 심한 불안감에 빠진 사람들은 엑스터시나 필로폰같은

마약에 빠져 불안을 해소하고 있다.

 

 

하지만 철두철미하게 폴리스맨 정신을 발휘하고 있는 헨리는 시큰둥한 경찰들의 비협조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내막에 모종의 비밀이 숨어있음을 직감한다.

 

그 와중에 헨리의 동생 니코는 자신의 남편이 사라졌다고 도와달라는 전화를 해온다.

이제 전화선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불통이 잦아지고 검시관들 역시 비협조적이다.

 

피터의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피터와 가장 마지막까지 있었다고 알려진 피터의 친구 제이티 투생이

시체로 발견된다. 같은 회사의 여직원인 나오미 역시 총상을 입고 숨진 채로 발견된다.

연쇄살인으로 확신한 헨리는 피터의 누나 소피아가 조산사로 일하는 것을 알게되고 그녀의 처방전이

이 모든 사건의 시작임을 짐작한다.

 

멸망을 향해 달려가는 지구와 그 속에서 절망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헨리는 최후의 경찰이 되어

범인을 추적한다. 경찰서에서 일하던 어머니가 경찰서 주차장에서 끔찍하게 살해되고 그 사건을 해결한

한 경찰의 모습에서 미래의 자신을 발견한 후부터 그는 뼈속까지 경찰이 되어 버렸다.

미쳐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초심을 잃지 않고 결국 범인을 검거한 헨리는 조기 은퇴를 신청하고 이 사건의

마지막 키인 뉴캐슬을 향해 자건거 패달을 밟는다.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닌 종말을 앞둔 사람들이 미쳐가거나 자살을 하고 마약으로 몸부림치는 현실에서

차가운 이성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경찰의 모습은 그래도 언제나 희망은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살인자를 잡아 감옥에 쳐넣고 종말의 그 순간을 함께 할 망정 끝까지 악을 멸하겠다는 그 소신이 빛난다.

 

만약 지금 우리도 종말의 그 날이 멀지 않았음을 알게된다면 그 순간부터 이 지구는 지옥으로 변할 것이다.

나역시 해보지 못했던 소망을 적은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고 하나씩 지워나가게 될까?

아님 공포를 죽이고 싶어 약물을 삼키게 될까. 끔찍한 종말의 날과 살인이 교차되어 인간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펼친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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