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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은 살인자가 아니다 - 그들이 감추려 했던 콜레스테롤의 비밀
우페 라븐스코프, MD, PhD 지음, 김지원 옮김 / 애플북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한마디로 충격적인 내용의 책이었다. 어머니에 이어 고지혈을 앓고 있는 내게는 그동안
알고 있던 콜레스테롤의 진실이 허구라는 주장에 어떤 판단을 해야할지 혼란스럽다.
콜레스테롤은 HDL(High Density Lipoprotein)이라고 부르는 고밀도 지질 단백질은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고 있으며 LDL(Low Density Lipoprotein), 즉 저밀도 지질 단백질은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흔히 LDL은 혈전을 만들어 동맥경화증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킨다고 한다.
HDL은 잉여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이송하여 대사에 이용케함으로써 혈중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져있다.
실제로 혈액검사를 하면 HDL과 LDL의 수치가 나오며 HDL량이 높으면 LDL의 량은 낮다고 한다.
10여년 전 LDL의 수치가 200이 넘어가면서 고지혈 진단을 받은 후 십 여년을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을 복용하고
있는 내가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억지로 낮출경우 사망할 확률이 더 많다는 주장에 어찌 경악하지 않겠는가.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3/09/08/12/hyunho0305_6853779142.jpg)
지방성 음식을 많이 섭취하지 않고 체중도 정상인 어머니에게도 고지혈이 있다.
오랫동안 고지혈약을 먹었던 엄마를 보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혈증을 의심했었다.
만성 성인병인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고지혈 진단을 받은 환자는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고지혈 환자라는 말은 성립이 되지 않는다.
물론 가족력으로 인해 고지혈이 내림 되긴 했어도 일반인들처럼 긴 수명을 누리고 건강하게 살았다는 주장에
안심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고콜레스테롤이 심지어 더 이롭다는 주장도 있다. 과거에 전염병이 인류를 위협하던 시대에는 전염병을 예방해
주는 것으로 알려진 콜레스테롤이 많았던 사람들이 더 살아남을 확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사람들은 위와 장, 폐에 일어나는 질병으로 죽을 위험이 훨씬 높다.' -43p
하지만 위생적으로 더 안전해지고 영양적으로 과잉의 시대인 지금 과연 고콜레스테롤이 더 이롭기만 할까.
고콜레스테롤이 원인이라고 알려진 심근경색은 음식을 통한 과도한 지방 섭취 때문에 유발 된다고 주장한
안셀키즈의 주장은 가장 일반적이고 믿을 만한 의학상식으로 알려져왔다.
회식 메뉴를 고르기 위해 나는 늘 저지방식을 찾아야했고 간혹 삼겹살이나 등심을 먹는 날은 잊지 않고
고지혈약을 먹음으로써 위안을 얻곤 했기 때문에 동물성 지방이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유도한다는 것이
심각한 오류라는 저자의 주장에 혼란스러운 것은 당연하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3/09/08/12/hyunho0305_8791900304.jpg)
심지어 '고콜레스테롤은 여성들에게 위험 요인이 아니다'라는 단호한 주장에 대해서는
믿고싶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많은 질병을 완치시켰거나 늦추는 의학계의 업적은 인류를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으나
거대제약업체와 의학계의 잘못된 커넥션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켰다는 것은 알고 있다.
과연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는 처방이 이런 커넥셕의 일종이라면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닐 수없다.
어쩌면 이런 행동이 동맥경화나 심근경색보다 더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어디에서도 후원을 받지 못해 스스로 연구를 계속해야 했고 어떤 논문들은 읽혀지지도 않은 채
되돌려지는 일이 빈번했다는 '왕따' 의학박사 우페 라븐스코프가 이미 수십년이상 굳어진 학설을
뒤집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심정적으로 그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고지혈약을 처방받고 있는 환자로서-
선뜻 약을 끊을 용기가 없는 것은 여전히 그의 주장이 기존의 학설을 뒤집기에는 열세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감추려고 했던 콜레스테롤의 비밀'이 과연 제약업체와 기존학설을 신봉하는
권력들의 합작품이라면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반드시 밝혀져야만 할 것이다.
책을 덮고 나니 테이블위에 평생 자리를 차지하고 나를 노려보고 있는 고지혈 약병을 어째야 할지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