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스무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이숲 지음 / 예옥 / 2013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대한민국을 키운 힘은 바로 '한국정신'이다. 싸움을 할 만한 이유가 없으면 싸우지 않는

순박한 사람들....한국은 정신력 하나로 버텨온 나라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라는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한국전쟁이후 불과 수십년만에 번영을 가져온 우리민족의 내면에는 어떤 힘이 흐르고 있을까.

바다 건너 북유럽의 숲, 웁살라 대학에서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100년을 찾아낸 저자의 열정은

내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를 확인해 주었다.

 

 

우물안 개구리는 우물이 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한 때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았던

우리 민족을 바깓세상의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호시탐탐 한국을 차지하기 위해 늑대의 비열함을 감추고 우리를 배회하고 있던 일본이

서서히 마각을 드러냈던 시기에 선했던 우리 민족의 모습은 어떻게 비쳐졌을까.

 

물론 의도치 않게 우리나라를 다녀갔던 외국인들이 있었다.

하멜은 일본으로 향하던 배가 난파되어 제주도에 도착한다. 전라도 지역에 유배되어 13년 후

한국을 탈출하여 '하멜 표류기'를 쓰게 된다.

그가 본 우리의 모습은 우왕좌왕 정확치가 않다. 자신을 고국으로 돌려보내주지 않고 유배시킨

나라의 사람들을 고운 시선으로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기독교인인 유럽인을 부끄럽게

만들 정도로 선한 사람들 이란 표현이 있는 걸보면 내면에 우리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지는 않았던 것같다.

 

세계에 가장 많은 식민지를 갖고 있던 대영제국의 국민들에게 한국은 미개국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자신들과 비슷한 기질을 가진 일본을 우월시하고 미개한 한국을 교화시켜 일본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

드레이크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본에 판화공부를 하며 몇 년간 머물렀던 엘리자베스 키스는 우리의

전통이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일본의 만행을 세계에 전하려는 여인도 있었다.

 

당시 새롭게 부상하는미국의 제국주의의 눈으로 바라본 샌즈는 약한 나라였던 한국을 조금 더 사랑하긴

했지만 미국이 한국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것을 알고 미련없이 라틴 아메리카로 눈길을 돌렸다.

 

한국을 한국사람들보다 더 이해했던 외국인은 매켄지가 아닌가 싶다.

 

 

매켄지는 '대한 제국의 비극' 서문에서 '이 고통스럽고 버림받은 민족을 변호한다는 것이 공 없는 것.

희망 없는 일'이라고 쓰고 있지만 "내가 반일적이라고 한다면 기꺼이 반일의 피고가 되고자 한다"면서

일본 군국주의의 위험과 잔인함을 경고하고 있다.

또한 한국인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무서운 잠재력을 발휘할 거라고 확신했던 사람이었다.

그의 경고는 수년 후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의 광분성으로 나타났고 연약한 토끼처럼 떨고있던

한국은 그가 보았던 잠재력을 발휘하여 멋지게 일어났다.

그의 통찰력은 참으로 놀랍고 누가 보아도 미개한 민족처럼 보았던 우리를 제대로 봐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저승에 가있을 그를 불러다가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정도이다.

 

자신을 제대로 바라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 민족은 어제의 배고픔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누군가는 '희망이 없는 민족'이라고도 했던 우리는 그렇게 말했던 이들의 코를 납작하게 할만큼

크게 일어섰다. 하지만 풍요한 삶속에서 어딘가를 곪는 구석이 없는지 느슨해진 삶을 돌아다 봐야 한다.

냉정한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100년간의 대한민국의 모습속에서 저자는 '한국정신'을 끌어냈다.

깡으로 버티고 오기로 일어선 우리민족의 자긍심을 다시 일깨우는 소중한 책이 틀림없다.

하지만 저자의 우려 역시 어딘가 비틀리고 썩어가는 곳은 없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경화에 미친 일본은 여전히 우리를 놔주고 있지 않다. 그 가엾은 나라 일본에게 과거의 치욕을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의 자긍심과 더불어 경계를 늦추면 안될 것이다.

태어나 살면서도 알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소중함과 가능성을 일깨워준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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