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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의 세계사 ㅣ 창비청소년문고 10
이영숙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평점 :
'옷장속의 세계사'는 아주 재미있는 제목이 붙여진 이 책은 수학과 영어에
밀려 외면받고 있는 역사를 인류가 입었던, 혹은 입고있는 옷과 더불어 소개해놓은 책이다.

신대륙 미국에 정착한 영국의 이민자들에게 서부의 황금을 찾아 대이주가 시작되었고
이 '골드러시'는 다양한 민족을 서부로 불러들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황금을 찾아 부자가 된 사람보다는 '골드러시'로 몰려든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아
부자가 된 사람이 더 많았다고 하는데..청바지는 바로 이 '골드러시'가 만들어낸 작품이란다.
이태리의 제노바에서는 일찍이 굵은 면직으로 짠 직물이 많이 생산되었고 황금을 캐러
몰려든 사람들에게는 웅크리고 금을 채취하던 사람들에게는 편리하고 튼튼한 기능적인
옷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한다. 독일 출신의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천을 팔던 사람이었는데
군납용 대형천막을 주문받았다가 취소되자 재고가 된 천을 이용하여 바지를 만들어 팔았고
이 바지는 그의 이름을 따서 '리바이스'가 되었다.
후에 견고한 주머니를 고정하는 '리벳'을 박은 청바지가 생산되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청바지'는 그렇게 탄생된 것이다.
남자들에게는 눈을 뗄 수없는 눈요깃감이 되기도 하는 '비키니'수영복에 얽힌 사연은
인류에게 커다란 아픔을 준 원자탄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가슴을 아프게 한다.

프랑스의 디자이너인 루이 레아르가 고안한 파격적인 수영복의 이름은 당시 남태평양의
비키니 섬에서 원자탄 실험을 하는 바람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어 있었던 이 섬의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섬은 황폐해졌고 주민들도 강제로 이주를 당했다. 사실 원자탄을 개발한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자신이 개발한 원자탄이 대량살상무기로 쓰이는 것에 절망하여 반핵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는데..현재 인류의 전기를 만들어내는 원자력 발전과 비슷한 구조로 된
핵폭탄은 '양날의 칼'과도 같다고 하겠다.

지금이야 여성들이 흔히 신는 나이론 스타킹이 처음 발명 되었을 때에는 가히 혁명이라고
부를만큼 대단한 반응이 일어났다고 한다. 스타킹 발매 첫날에 밤새 줄을 선 여성들에게
매진될 만큼. 사실 다국적 회사인 듀폰이 지금의 거대한 성장을 한 원동력이 된 나이론의
발명은 어떤 연구의 실패작이었고 우연히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 후 나이론의 인류의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싼 값으로
옷을 입힐 수 있는 효자품이 되었다.
이렇듯 우리가 걸치고 있는 수많은 옷에 관한 히스토리가 세계사와 어울려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진 책이다. 역사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쉽게 읽힐 수 있을만큼 쉽고 재미있게 쓰여져서
전작인 '식탁 위의 세계사'와 더불어 많은 사랑을 받을 것같다.
이렇게 식탁이든 옷장이든...우리 주변에 있는 이야기꺼리를 역사와 버무려 내놓은 저자의
번뜩이는 재치에 절로 미소가 나온다. 이렇게라도 역사가 아이들에게 읽혀지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