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오유란 옮김, 베아트리체 리 그림 / 오래된미래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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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행복한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봤을 것이다.

욕망을 가진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최고의 목표는 바로 행복이 아닐까.

물론 사랑이나 기쁨, 건강과 같은 것들이 행복을 이루는 퍼즐조각같은 것들일 것이다.

 

원형의 작은 안경을 쓴 정신과 의사 꾸뻬씨의 이야기가 왜 연일 베스트셀러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작가인 '프랑수아 플로르'는 실제로 프랑스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이며 꾸뻬씨의 모델이 아닌가 싶다.

지구촌의 수많은 나라중에 부유한 국가일수록 정신과 의사가 많다는 것은 물질과 환경의 풍요로움에

비례하여 정신적인 결핍이 심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인간이 결국에 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 바로 '행복'에 관해 우리는 꾸베씨와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꾸뻬씨의 병원에 환자가 많은 것은 진료비가 저렴하다는 것외에 그가 마치 '미카엘 엔데'의 '모모'처럼

들어주기의 달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정신과 의사의 처방이란 것이 고개를 끄덕이며 많이 들어주는것이라는 것은 기껏 그들이 처방하는

세 종류의 약이란 것들이 진정제나 항우울제같이 단순한 것들이라는 것을 보면 이해할 수있다.

어찌보면 가만히 앉아서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돈을 버는 직업으로는 최상의 직업이 아닐까 싶지만,

계속해서 쌓이는 사람들의 문제를 듣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조차 버거워지는 순간을 만나는 모양이다.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니 말이다.

 

그래서 꾸뻬씨는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중국의 변방이었던 도시에 있는 뱅쌍은 꾸뻬의 오랜 친구로 사업가로 성공한 사람이다.

야경이 아름다운 그 도시는 성공한 사람들과 성공을 꿈꾸는 사람, 가난한 사람들과 부유한 사람들이

뒤섞인 전형적인 인간세상의 모습을 닮은 그런 곳이다.

뱅쌍이 마시는 와인 한 병은 부유한 국가에 그 도시에 지은 공장에 다니는 노동자들의 한 달 월급이고

성공을 꿈꾸는 사람에게 뱅쌍은 롤모델이며 부러운 대상일 것이다.

하지만 뱅쌍은 자신보다 더 부유하고 성공한 사람들을 목표로 현재의 행복을 자각하지 못한다.

꾸뻬는 잉리하는 아름다운 여인을 소개받아 하룻밤을 보내지만 그녀의 직업이 바로 접대라는 것을 알고

실망한다.

 

꾸뻬는 가난하고 치안이 불안한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에서 진료봉사를 하는 장 미셀을 찾아갔다가

강도들을 만나 죽음의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그 순간 그가 느낀 것은 살아나가기만 한다면...행복이라고 느끼지 못했던 과거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었는지

깨닫게 된다.

 

또한 과거에 사랑했던 여인이 살고 있는 세계 최강의 나라에서는 행복을 느낄 때 인간의 뇌는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하는 교수를 만나 남성보다 여성이 행복을 느끼는 포만감이 더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

 

꾸뻬는 자신의 여행을 통해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자신의 노트에 적게 된다.

 

배움 1. 행복의 첫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것이다.

...

배움 10.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

배움 13. 행복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꾸뻬씨의 노트에 적혀진 행복은 조건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여행길에서 만난 노승을 이렇게 얘기한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가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이지요.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행복하기로 선택한다면 당신은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190p

 

꾸뻬는 언제나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더 이상 행복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뱅쌍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행복이야, 우정, 사랑, 나눔, 다른 사람들의 행복과 불행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지." -199p

 

천 만원의 돈이 누구에겐가는 행복으로 달려가는 목표이지만 누구에겐가는 더 이상 행복을

주지 못하는 푼돈처럼 느껴지듯이,

그리고 파랑새를 쫓아 온 세상을 떠돌았지만 결국 자신이 떠나온 그 자리에서 파랑새를

발견하는 수많은 사람들처럼,

행복이란 지금 이 순간 스스로가 발견해나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꾸뻬는 하룻밤 즐거움을 나눴던 잉리를 늘 잊지 못한다.

꾸뻬는 무엇보다 잉리를 지금의 직업에서 구해 낼 방법을 생각했지만 낯선 나라에서 그녀를

이끌어가는 슈퍼맨이 되어 준다는 것은 사랑을 위한 이상적인 행동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어떤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하기를 원하는 두 가지가 있다. 그 사람을

구하는 것(때로는 그 사람 자신으로부터 구출하기도 하는 것), 그리고 언제나 함께 있는 것이다."

-201p

 

꾸뻬씨가 여행에서 발견한 행복의 조건들은 대체적으로 행복을 원하는 우리들이 원하는 것들이다.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하지만 이 모든 행복도 '남과 나누는'것이 되지 못하면 우리는 결코 행복해질 수없다.

꾸뻬씨가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색깔대로 행복을 찾는다.

더불어 꾸뻬씨의 여행길에 함께 했던 나 역시도 행복한 기분에 휩싸였다. 나는 더 이상 행복이

목표가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이미 나에게 충분하다는 것을.

 

옮긴이가 파리에서 만난 작가는 왜 전세계사람들이 꾸뻬씨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꾸뻬씨는 아시아의 많은 나라를 여행했고 책으로 한국에 도착했다.

자신보다 먼저 한국을 방문한 꾸뻬씨를 따라 한국의 아름다운 풍광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작가의 바람대로 프랑수아 를로르씨는 한국에 온다.

7월의 어느 날,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그가 한국에서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배우와 감독에 의해 내년에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한다.

내년이면 우리는 꾸뻬씨와 또다른 여행길에 오를 것이다. 물론 더 많이 행복해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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