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제 나를 죽였다
박하와 우주 지음 / 예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즐겨보는 미드의 주제들은 거의 범죄스릴러물들이다.

FBI나 CSI, 혹은 군의 특수수사대에서 범죄인을 쫓는 내용들인데 거의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인간이 저지를 수있는 수만가지의 범죄중에 같은 종족을 살해하는 범죄가 가장 큰 죄인데다가

날이 갈수록 교묘하고 참혹한 수법이 동원되는 살인마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이 책을 쓴 작가부부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검찰청직원으로 오랫동안 근무 하면서 만났던 사건들과 피해자, 피의자들의 실화를 통해 이 책의

모티브가 떠올랐을 것이다.

단순한 미스터리나 스릴러물처럼 보였던 책의 도입부분과 중간 부분을 지나면서 흔히 이런 장르의

소설에 도입되는 '밀실살인'을 연상했었다.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들이 오지에 갇혀있다던가 도무지 들어올 구석이 없는 방안에서 연쇄살인이

일어난다는 설정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 반전부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전세계적으로 사형제도가 존속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하여 수십국에 이른다.

하지마 실제로 사형이 집행되고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고 한다.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악인을 어떤 방법으로 단죄할 것인가..하는 것은 현대에 들어오면서 제도적인

딜레마를 맞고 있다. 과연 사형이라는 것으로 범죄나 범죄인을 단죄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개인적으로 나는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편이다. 심지어 중국처럼 그 죄에 상응하는 신체형부터

엄격한 사형제도를 도입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죄도, 죄인도 용서하기 힘들다는 것이 내생각이지만 과연 이런 제도가 범죄를 단죄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아마도 작가는 나와 같은 생각을 절실히 했을 것이다.

잔혹한 범죄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외상후 증후군을 앓는  10명의 피해자들은 범죄피해자학의 권위자인

장준호 박사가 운영하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치료를 받기위해 모여든다.

부녀자 연쇄살인자에 의해 결혼1주년이 되는 날 사랑하는 부인을 잃은 기자.

고등학교때 임신하여 쌍동이를 낳고 미혼모가 되어 힘들게 아이들을 키우다가 보모에 의해 아이를 잃은 여인.

사채업자에 의해 무참히 죽어간 형때문에 괴로워 하는 동생.

그중에는 사랑하는 두 딸이 납치되어 살해된 상처를 안고 있는 장준호박사도 포함된다.

 

지방의 시골구석에 자리잡은 센터는 통신도 두절된 오지인데다 프로그램 진행중 배달된 소포로 인해

끔찍한 연쇄살인의 사건이 시작된다.

살인 충동을 느껴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는 '조디악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형수의 유골이 폭발되면서

센터의 사람들은 바이러스 감염 공포에 휩싸이고 하나 둘 씩 목이 졸려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과연 상처를 안고 찾아든 범죄피해자들을 살해하는 범인은 누구일까.

'조디악 바이러스'의 외부유출을 우려한 당국은 센터를 폐쇄하고 남은 사람들은 죽음의 공포와 싸우게 된다.

심지어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사태가 일어나면서 센터의 직원마저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하는 것에 집중하다가 드디어 밝혀지는 살인자의 정체는?

스릴러나 미스터리물 꽤나 읽었다고 자부하던 나 마저도 예기치 않은 반전에 경악하게 된다.

하지만 난 이 반전의 드라마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현행법만으로는 단죄하기 어려운 극악무도의 죄인들에게 이런 십자가를 씌울 생각을 했다는게

너무도 통쾌했다. 아마 작가부부는 단지 사형이라는 것으로, 아니 그마저도 시행되지 못하는 현실의

법테두리로는 악을 근절할 수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이렇게라도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고통에 빠져있는 피해자들의 가슴을 어루만지고 싶었을 것이다.

기이한 제목이 주는 메시지는 책의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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