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굿맨
A. J. 카진스키 지음, 허지은 옮김 / 모노클(Monocle)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A. J. 카진스키'의 이름은 상당히 낯이 익어서 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덴마크 출신의

영화감독 안데르스 뢰노우클라르룬과 시나리오 작가 야콥 베인리히의 이름을 합친

필명이라고 한다.

 

 

 

 

유대인들의 경전인 '탈무드'에 전해오는 '36명의 굿맨'의 신화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아주 치밀한 작품이다.

 

 

전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은 영화감독의 집필답게 영화를 염두로 쓰여진 것 같다.

이탈리아 베니스의 형사 토루소와 덴마크의 형사 닐스는 우연히 전혀 상관없을 것같은

살인사건을 쫓으면서 이 연쇄살인이 어떤 시스템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의심을 하게 된다.

닐스는 덴마크를 벗어나면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증상을 앓고 있고 그의 아내 카트리네는

남아공화국의 케이프타운으로 1년동안 파견근무를 나가있는 중이었고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

휴가를 남편과 보내기 위해 닐스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닐스는 비행기까지 탑승했지만 심각한 공포를 느껴 여행을 포기하고 만다.

그 무렵 덴마크는 전세계적인 기후이상을 협의하기 위한 기후협약회의의 개최로 모든 경찰인력은

그쪽으로 집중하게 되고 조울증을 앓는다고 의심되는 닐스는 심각해보이지 않는 연쇄살인사건에

투입된다.

한 편, 그동안 전세계에서 살해된 피해자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던 토루소는 역시 명예욕에

사로잡힌 서장에 의해 정직을 당하고 모든 사건 파일을 닐스에게 보내고 만다.

토루소의 어머니는 말기암을로 곧 죽음을 맞이할 상황이라 호스피스병동에 입원중이었고

토루소는 잠시 사건을 접고 어머니를 곁을 지키려고 했지만 계속되는 사건의 중심에 자신이

있음을 전혀 짐작하지 못한다.

 

닐스는 수사도중 매 세기마다 36명의 굿맨이 나타나고 정작 자신들은 굿맨임을 인식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굿맨. 세상을 구원할 선한 사람들의 존재를 쫒는 닐스는 사랑하는 외아들을 잃은 천문학자

안나를 만나게 되고 결국 안나는 그동안의 사건의 시스템에 숨겨진 진실에 도달하게 된다.

 

이 소설은 '탈무드'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증명해나가는 치밀함과 신의 계시를

믿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36명의 굿맨의 존재중에 34명이 살해되었고 그들의 등뒤에 나타나는 이상한 표시의 문신들.

그리고 살아있는 두 명의 굿맨들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반전들이

흩어져 있던 퍼즐조각을 완성하게 된다.

 

과연 세상에 선한 자들이 존재할 것인가.

한 점 티끌같은 죄도 짓지 않은 백설같은 삶을 사는 자들이 있긴 하는 걸까.

악으로 가득찬 세상에 누군가 이 세상을 지탱해주는 선한 자들이 있다는 것을 모티브로

충분히 영상적인 감각이 묻어나는 훌륭한 작품이다.

단지 마지막 장면, 마지막 굿맨이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사투에서 약간은 설득력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두 작가뿐만이 아니라 증오와 악이 판치는 이 세상을 구원할 마지막 한 사람쯤은

살려놓고 싶은 심정은 우리도 같았을 것이다.

언젠가 세상에 영화로 제작되어 나온다면 원작과 비교해가면서 꼭 보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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