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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코스투라 1 - 그림자 여인 시라 ㅣ 샘터 외국소설선 9
마리아 두에냐스 지음, 엄지영 옮김 / 샘터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스페인어로 '라 코스투라 La Costura'는 바느질, 재단을 의미한다고 한다.
주인공 시라 키로가는 1911년 마드리드의 시내의 허름한 동네에서 태어났다.
의상실 재단사로 일하던 엄마 돌로레스는 시라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였다.
시라 역시 재단사 보조로 일하던 중 공무원 지망생인 남자 친구 이그나시오를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당시 불안한 사회에서는 공무원이 제일이라고 믿었던 남자친구의 권유로 타자를
배워보려던 것이 화근이 되어 그녀의 운명은 달라지게 된다.

타자기를 사기 위해 시내 대리점에 갔다가 점장이었던 다른 남자, 라미로와 사랑에
빠지고 만 것이다.
흔히 우리는 '첫눈에 반한다'라는 말이 가능한지 궁금했었다.
하지만 표지에 있는 여인이 시라의 이미지라면 누구라도 그녀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을 것이다.
물론 자상하고 젠틀한 바람둥이 라미로라면 어느 여자라도 그에게 반했을지도 모를 일이고.
약혼자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라미로에게 열중하던 어느 날,
시라에게 아버지가 등장하게 된다. 곤살로 알바라도.
그는 명망있는 집안의 아들로 부유한 사업가였으나 그 집안에 하녀였던 엄마와 사랑에
빠져 자신을 갖게된 두 남녀에게 결혼은 꿈꿔볼 수도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1936년 아직 세상물정을 모르던 시라를 꼬여낸 라미로는 스페인의 보호령이었던 모로코의
탕헤르 떠난다. 하지만 할 일없이 흥청망청 세월을 보내던 라미로는 시라의 돈과 패물을
가지고 잠적하고 밀린 호텔비와 도둑이라는 오명을 쓴 채 테투안으로 도망을 치게 된다.
그녀의 뱃속에 있던 아기는 충격과 힘든 여정으로 인해 유산되고 자신을 뒤쫓던 바스케스형사의
도움으로 여인숙 주인인 칸델리아에게 맡겨지게 된다.

사실 칸델리아는 뒷골목을 무대로 밀수를 하는 등 질이 좋이 않은 여인이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시라가 바느질에 재능이 있음을 알게되고 그녀에게 의상실을
열어주기 위해 여인숙에서 우연히 발견한 권총을 공화주의자들에게 파는 일을 시라에게 맡기게 된다.
권총을 온몸에 휘감은 채 부르카를 뒤집어 쓰고 무어여인으로 변신하여 접선자를 만나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시라는 결국 칸델라리아의 도움으로 테투안 시내에 의상실을 차리게 되고 그녀가 가장 잘 할수 있었던
옷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된다. 그녀의 솜씨가 점점 소문이 나고 돈도 잘 벌던 어느 날 스페인 보호령이던
테투안의 고등 판무관, 루이스 베이그베데르의 연인인 영국 출신 로잘린다 폭스가 손님으로 오면서
시라는 또 다른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시라와 절친이 되어버린 로잘린다를 통해 내전으로 황폐해진 스페인에서 고통받고 있는 엄마를 모셔오겠다는
계획을 하던 중 탈출을 돕는 일을 하는 사람을 주선해준다는 영국기자 마커스를 알게 되고 당시 프랑코 정권의
실세인 세라노를 환영하는 파티에 초대받은 시라는 우연히 스페인의 도움을 얻어 전쟁을 일으키려는 독일인들과
세라노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듣게 된다.
돈도 집안도 비루했던 여인 시라는 자신의 바느질이 세계대전에 어떻게 쓰이게 될지 모른 채 서서히
비밀스런 운명속으로 발을 딛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