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1
EBS 역사채널ⓔ.국사편찬위원회 기획 / 북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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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뿐이다.'

조선왕조 최고의 폭군으로 일컬어지는 연산군이 이런 말을 남겼다는 것이 놀랍다.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만큼 인정받은 '조선왕조실록'이 절대 권력을 지닌

왕조차도 볼 수 없을만큼 사실적인데다 자신이 어떤 말을 했고 어떤 행동을 했으며 나라를

어떻게 통치했는지 낱낱이 기록된다는 것을 알았으니 후세에 자신의 폭정이 어떤 평가를

받으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이런 기록을 남기는 사관은 청렴한 신분의 사람인데다 왕으로부터도 독립적인 지위를

가졌다는 사실은 왕치주의 국가에서는 보기드문 제도임에는 분명하다.

 

 

'역사채널e'라는 프로그램이 화면에 뜨면서 자막으로 내보내는 정보들은 역사를

싫어하고 불편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도 주목을 받았을 것이다.

절대 권력을 가진 왕조차도 후세의 평가를 두려워할만큼 '역사'란 현실의 또다른

잣대이기 때문이다.  무심코 채널을 돌리다 눈길을 멈췄던 사람들도 '과거'에 '미래'의

모습이 녹아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하나의 장면을 만들기 위해 방송팀들이 찾아낸 정보들은 어마어마 했다.

수많은 저서와 학자들을 찾아보고 심지어 역사의 현장까지 취재하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담긴 과거의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귀하고 놓칠 수 없는 것들 뿐이다.

 

특히 조국인 일본에서는 역적이었으나 조선에서는 충신이었던 사가야, 조선이름 김충선의

기록은 참으로 드라마틱하다. 자신의 귀화가 가족들의 멸문으로 이어지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기어이 조선의 백성이 되고자 했던 그의 선(善)함을 받을만큼 조선은 대단한 나라였던가.

 

그후 일제의 탄압으로 이어지는 일본과의 악연은 철저한 문화말살로 나타났으니 선대의

패배를 후대에 앙갚음으로 보여준 것인지도 모른다. 아주 오래된 조선의 사진을 그저 희한한

것으로만 봤더니 미개국임을 연출하기 위한 술수가 숨어있다니 참으로 치사한 일본이 아니던가.

하긴 땅을 점령한다는 것보다 문화를 점령한다는 것이 더 큰 치욕임을 그들이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의 성군인 세종이 어렵게 찾은 '시간'이 여전히 일본의 도쿄의 표준시간을 쓰고 있다니

지하에 누운 세종이 통탄을 금치 못하겠다. 이런 사실도 이 책을 읽기전까지는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그러고 보니 이 책에서만 일본과 얽힌 사건이 꽤 된다. 오래전부터 일본은 우리나라와는

악연으로 만난 경우가 많았다. 더구나 다시 되살아나는 일본의 우경화 정책이 껄끄러운 요즘

지나간 역사의 회귀가 두려울 뿐이다.

 

역사란 단순히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기억이나 기록뿐만이 아니다.

현대의 지구촌은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있는 구조가 더 치밀한 시대가 되었다.

나비효과처럼 지구 저편의 바람 한점이 태풍이 되는 시대인 것이다.

과거의 일들이 현대에 미치는 영향이 바로 이와같기 때문에 우리는 역사를 기억하고 거울처럼 들여다

봐야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공부하지 않고 들어서는 시험장에 수험생들은 닥칠일이 막막할 것이다.

하지만 꼼꼼히 대비하고 공부한 사람들이라면 웬만한 어려운 문제들은 해결할 능력을 갖춘 셈이다.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e'의 퍼즐조각같은 시각들이 더 소중해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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