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쫄깃 - 메가쑈킹과 쫄깃패밀리의 숭구리당당 제주 정착기
메가쇼킹.쫄깃패밀리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쫄깃 쫄깃 말랑 말랑한 마시멜로를 먹는 느낌이다.

'부족을 이루면 부족하지 않다'라는 소제목도 썩 마음에 든다.

외모로만 보면 전혀 부족장답지 않다. 머리나 수염을 좀 깎으면 단정하고

더 젊게 보이지 않을까.

하지만 이 남자 제법 지구를 생각하는 환경주의자란다.

샴푸도 안쓰고 가능하면 일회용품도 안쓰려고 노력한단다.

흠...이 남자 청정지역 제주도에 살 자격은 일단 되는 셈이다.

재작년 제주도곁에 있는 거문도라는 섬에 정착한 나로서는 부족장의 제주도 정착기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누가 제주도를 따뜻하다고 했던가'라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곳 거문도역시 제주도와 모든 면이 비슷한 곳이기 때문에 여름의 그 따가운 자외선과

겨울에 뼈속까지 스며드는 바람의 위력을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쫄깃센타를 기어이 짓고야 말겠다는 부족들의 의지에 존경의 마음이

절로 생긴다.

SNS에 능한 편이 아니라 메가쇼킹이란 작가를 알지는 못했었다.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고 신나게 놀고 싶은 자기들만의 공간을 만들어보겠다는 첫 발상은

한편으론 기발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철들지 못한 한심한 남자들의 동화같아서 내심 혀를 차기도 했다.

하지만 기어이 '꿈'과 '동화'를 현실에 우뚝 세운 뚝심앞에서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크든 작든 '섬'은 폐쇄된 곳이었고 이른 바 '섬'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다.

'텃세'라고 표현되기도 하는 장벽을 자신의 쫄깃센타의 담을 허물듯 허물어 버린 그들만의 전투력이

너무도 갸륵하다. 일단 순수하고 아름다운 열정을 그곳분들도 꺾지 못한 것이겠지.

 

 

작지만 아늑한 극장과 많은 분들이 기증해준 책들이 가득한 '쫄깃센타'에 기어이 가볼 예정이다.

내가 꿈꾸던..아니 도시의 찌든 인생들이 꿈꾸던 그런 '네버랜드'를 어찌 가보지 않겠는가.

담벼락에 그려진 고래처럼 '쫄깃센타'號를 타고 자유의 세계로 힘차게 나아가고 싶다.

제주도에는 열정과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부족들이 살고 있다.

지나가는 과객들의 허기를 달래줄 먹거리 잔뜩 사들고 한번 쳐들어 가볼까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