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배우다 -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하여
무무 지음, 양성희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사랑은 가장 달고 가장 쓴 것' -에우리피데스

'사랑은 발끝으로 살금살금 걸어오지만 떠날 때는 문을 쾅 닫고 나간다.'-R. 렘브케

 

내게 다가왔던 사랑들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사랑들'이란 표현처럼 지나온 세월속에 내 사랑은 오로지 하나만은 아니었다.

죽을 것처럼 열렬히 사랑했던 상대가 몇 명 있었다.

그렇다고 어느 사랑 하나 귀하지 않고 최선이 아니었던 적은 없었다.

과연 하나뿐인 사랑만이 가치가 있는 것일까?

 

 

평생 사랑은 숙명처럼 삶을 지배하고 죽는 순간까지 사랑을 배우는 것이 또한 인생인듯하다.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시린 어깨위에 사랑하는 이의 따뜻한 팔이 그리워지는 요즘 가슴이

따뜻해 지는 책이 내게 왔다.

누군가에게는 평생 한 사람만을 그리워하는 것으로, 누구에겐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놓아주는 것으로

모두 다른 색의 사랑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역시 사랑의 본질은 '뜨거움'이 아닐까.

살아가는 동안 심장이 펌프질하면서 피를 순환시키듯 이 '뜨거움'이야 말로 또다른 생명의 에너지가

되어주는 '사랑'의 원천이 된다.

이탈리아 전쟁터에서 만난 간호사와 열렬한 사랑에 빠졌던 헤밍웨이는 결국 그녀와 헤어지고

여러번의 결혼을 했지만 평생 그녀를 가슴속에 둔 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후에 그녀는 회고록에서 70년동안 헤밍웨이를 떠올렸다고 했다.

'만약 그 때 그 사람이 날 받아줬더라면, 나중에라도 다시 날 쫓아 왔더라면 우리 운명은 전혀 달라졌을 것이다.'

운명은 언제나 수많은 '만약'을 남기는 법이다.

그러게.

나도 과거의 어느 시간에 미처 알아보지 못하거나 놓친 사랑들이 있었을지 모른다.

만약 내가 그 사랑을 놓치지 않았더라면 과연 내 삶은 달라졌을까.

누구한 한 번쯤 해보는 생각일 것이다.

중국의 현대 시인 '이왕수' 친구의 여동생인 '스장넨'을 사랑했지만 이루어지지 못했고 그 뒤 결혼으로

만난 여자들과도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다. 뜨거운 가슴을 가진 시인의 글에 감동하고 추앙했던 여자들은

정작 그와의 결혼생활에서는 환멸을 느껴야 했다.

나폴레옹역시 연상의 여인 조세핀을 목숨처럼 사랑했지만 이혼하고 다시는 그녀를 돌아다 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평생 조세핀은 단 하나의 여인으로 간직하고 살았다고 한다.

가슴속에 오직 한 자리밖에는 없는 그 곳에 자리잡은 여자만을 평생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순수함을 보면

어쩌면 여자들 보다 남자들의 사랑이 더 우직하고 한결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인생 여정은 울퉁불퉁한 가시밭길일 때가 더 많다. 미리 내 영혼에 따뜻한 옷을 입혀 두어야 한다.' -본문중에서

 

그래, 미리 덥혀두어 닥쳐올 가시밭길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된다면 좋겠다.

사랑이란 평탄하게 이루어지기 보다는 댓가가 따르는 고통의 길속에 더 많이 숨어 있으므로.

이 책이 내 영혼에 따뜻한 옷을 입혀준 것만 같아 안심이 된다.

추운 겨울이 시작되는 길목에서 가슴 시린 사람들에게 꼭 읽혀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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