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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 행복한 꿈 사용설명서
하지원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영상에서 하지원을 만나왔다면 자연인 전해림을 만난 시간이었다.
어느새 서른 다섯이란 나이를 가진 그녀가 걸어온 발자취들을 따라가다 보니
문득 부끄러움이 느껴진다.
예쁘다는 것만으로 배우를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었다.
그녀가 우리에게 보여준 연기에서는 역할에 몰입된 것 이상의 무언가가 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재능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재능을 끄집어 내어준 감독들이나 지인들이 큰힘이
되었겠지만 스스로 역할에 몰입하고 아니 몰입하기 전에 이미 그 역할을 맡기위해 미리부터
다듬어 온 그녀의 노력이 고스란히 전달되었기 때문이었다.

사랑이 크신 부모님 밑에서 태어난 것도 복이었겠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것도 행운이었겠다.
하지만 그녀가 그동안 '배우 하지원'이 되기 위해 노력해온 길들은 거저 얻어진 복이나
행운이 아니었음을 알게된다.
눈빛이 아름다운 배우여서, 그 눈빛이 항상 진지하고 진실되어 보여서 좋아했던 배우였다.
물론 초창기의 그녀의 연기는 어딘지 어설프기도 했다. 약간은 청초하고 미숙한 연기에서도
인간다움이 느껴졌던건 그녀의 내면 어딘가에 따뜻한 구석이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한민국의 대배우 '안성기'의 말처럼 늘 겸손하고 한결같고
열정이 뚝뚝 묻어나는 그녀의 어른스러운 인생관을 알수 있게 되어 앞으로 나는
그녀를 정말 더 좋아할 것만 같다.
하정우의 책을 읽고 그를 더 좋아하게 된 것처럼,
그녀의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보니 어쩌면 이리도 신통방통한 여배우로
성장했는지 등이라도 토닥토닥 두드려주고 싶은 심정이다.
그녀가 걸어온 길이 마냥 탄탄대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죽고 싶을만큼 힘들었던 순간에도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는 팬들의 사랑에 굴복하고
다시 배우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고백에 가슴이 저릿해지기도 한다.
그래 화려하게 보이는 여배우의 인생에서도 희로애락은 있겠지.
그럼에도 하지원은 환갑이 넘어서도 와이어를 몸에 감고 여전사의 역할을 할 것같은
예감이 든다. 물론 지금처럼 자신을 잘 관리하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이지만.
맘마미아의 메릴 스트립 같은 여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물론 나는 늙어가는 모습조차도 부끄럽게 생각지 않고 멋지게 연기하는 메릴 스트립같은
배우로 남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오드리 헵번처럼 아름답기만 한 배우가 아닌 사랑을 나누고 체온을 나누어주는
멋진 인간으로 살아갈 것임을 믿는다.
그냥 직접 만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녀의 따뜻함을...그녀의 진심을.
하지원씨 삭막한 세상에 당신의 체온이 더해져 조금은 살만한 세상이 되었다는 걸
믿으세요. 멋진 연기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