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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읽다 - 마광수 인생론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때로 일탈을 꿈꾼다. 유교를 숭상하던 후예답게 효와 예를 다해야 하고
도덕과 규범을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성장했으니 대체적으로 조신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틀을 깨부수고 과감한 삶을 살고 있는 자유로운 영혼을 만나면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나는 할 수 없었던 생각과 행동에 대해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다.
암튼 마광수란 인물은 우리 사회에서 '파격'이라는 단어하나로 압축될 수 있는 인물이다.
우주로 로켓이 왔다갔다 하고 더 이상 성(性)이 쉬쉬하는 세상이 되지 않았지만 아주 오래전
고루한 인물들이 판을 치던 시대부터 그는 사회의 어느 것에도 얽매임이 없이 외치곤 했었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에서 '나는 헤픈 여자가 좋다'로 발전하더니
'즐거운 사라'와 함께 '가자 장미여관으로'라고 신나게 외치다 결국 외설죄로 구치소에 수감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20세기에서도 아주 오래전 17세기에나 있었을법한 죄명으로 그의 자유가 구속된
것이다. 물론 그 정도쯤으로 그의 파격이 멈춰지지는 않았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2/09/28/11/hyunho0305_6660091764.jpg)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게 아니라 부모의 섹스로 '우연히' 태어났다. 그러므로
자식에게 '효도'를 강요하거나 바란다는 것은 지극히 뻔뻔스럽고 후안무치한 심보가 아닐 수가 없다.'-24p
자세히 들어보면 틀린 이야기도 아니다.
하지만 단지 섹스의 산물도 태어난 생명이라는 것에 존재감이 급강하하는 것 같아 씁쓸한 것도 사실이다.
'자살하는 이를 비웃지 마라, 그의 좌절을 비웃지 마라...그는 가장 자비로운 자 스스로의 생명을 스스로
책임 맡은 자 가장 비겁하지 않은 자...'197p
한창 질풍노도의 시간을 지나고 있을 때 나역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나는 스스로 태어나고 싶은 의지가 없었으므로 죽음만큼은 내가 선택하겠다고.
죽을 힘으로 살지..하는 사람들 말처럼 스스로 죽음을 결정하는 일도 쉽지는 않다.
인생 자체가 쉬운일이 없다.
그러나 이왕 태어났으니 재미있게 본능대로 살자고 하는게 그의 주장이다.
한편으로 그의 주장이 거짓으로 무장된 내마음을 흔드는 것도 사실이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2/09/28/11/hyunho0305_9726914745.jpg)
이제 그의 나이는 환갑이 넘었다. 하지만 그의 정열은 그가 죽음에 닿을 때까지 시들 여지가 없어보인다.
그를 그 답게 하는 '파격'이 싫은 사람도 꽤나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적당히 거짓으로 포장된 이 세상에 솔직하고 당당한 그의 '파격'이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가
세금 한푼 내지 않고 부를 착실히 쌓아가는 수많은 종교와 종교인에게 던지는 쓴소리도 시원하다.
지금 이 순간도 중동과 아프리카의 어딘가에서 자신들의 종교를 지키겠다고 수 많은 생명을 죽이고
있는 저들의 '파격'보다는 그의 '파격'이 아름다운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