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의 월요일 -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기적의 날
로라 슈로프.알렉스 트레스니오프스키 지음, 허형은 옮김 / 샘터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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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칫 뒷골목의 부랑자로 살아가게 될 소년의 운명을 뒤바꾼 첫 만남은 뉴욕의 거리에서였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은 날이었고 예감도 없는 그저 그런 어느 날, 열 한살의 소년 모리스에게는

특별한 날이 되었던 그 날 성공한 커리어우먼 로라는 산책을 나온 길이었다.

"아주머니, 혹시 잔돈 있으세요?"

그렇게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시대였다.

그런 부탁을 하는 사람들을 마주친 적이 처음도 아니었다.

그러나 무심코 지나치려던 로라는 중국속담에 나오는 서로를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끈의 이끌림처럼

뒤로 돌아가 배가고픈 소년에게 맥도날드의 햄버거를 사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 날 이후로 자그만치 150번의 월요일을 함께했고 소년의 운명은 달라졌다.

아니 로라의 운명도 달라진 셈이다.

롱아일랜드의 평범해 보이는 가정에서 자란 로라는 술만 먹으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에게

깊은 상처를 받고 지긋지긋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도시로 취직해 나오게 된다.

고집세고 친화력 좋은 성격은 그녀가 싫어하는 아버지에게서 온 유전인자 때문이었다.

대학도 가지 못하고 경력도 없던 그녀는 순전히 자신의 미래와 가능성을 부각시켜 불가능해 보이는

일자리를 얻게 되고 그런 그녀의 자신감은 미국 유수의 언론매체에 광고 판매업자로 성공하게 된다.

많은 연봉과 호화스런 아파트를 지니게 된 그녀가 빈민가의 소년 모리스를 만나게 된건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가 없다.

마약소굴에서 자라고 있는 더러운 소년에게 눈길을 주고 선뜻 먹을 것을 나누어진 그녀의 선의는

결국 자신의 부모와 비슷한 불행을 겪으며 살아가게 될 소년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었다.

스테이크를 써는 법도 모르고 제대로 된 선물조차 받아본 적이 없는 소년에게 로라는 어떠한 삶을

살아야 제대로 된 것인지를 몸소 보여주게 된다.

어린 시절 술 주정뱅이 아버지의 폭력이 어떤 것인지는 나도 알고 있다.

로라의 아버지처럼 나역시 같은 상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들어오는 시간이 되면 온 가족은 서서히 몰려오는 두려움에 떨곤했었다.

좋은 가장이 되지 못한 로라의 아버지나 모리스의 아버지처럼 우리 아버지도 그랬었을까.

'좋은 아버지가 되는 법을 알지 못했었다...'

다행스럽게 로라와 그녀의 형제들은 불행한 시절을 딛고 성공스런 삶을 살게 되지만 그녀의 동생

프랭크는 결국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불행한 삶을 살다가 죽고 만다.

한 남자의 폭력으로 가족들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는지..그리고 얼마나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지

알게된다. 그 불행함에서 탈출했기때문에 로라는 모리스에게 보내는 사랑이 그 소년의 운명에

커다란 전환점이 되기를 바랬을 것이다.

그리고 소설이 아닌 이 실화를 보면서 한 사람의 관심과 사랑이 인간을 얼마큼 변화시킬 수 있는지

알게된다.

쓰레기더미같은 삶에서 벗어난 모리스에게 로라는 천사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3년간의 공백이 자칫 다시 어둠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었지만 모리스는 현명하게 그 어려움을 헤치고

멋진 가장으로 거듭나게 된다.

얼마나 아름다운 동행이었나. 절망이 기적으로 바뀌는 기적의 그 월요일에 하나님도 함께 하셨을 것이다.

아이를 낳고 싶었던 간절한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현재는 한 성격하는 푸들 코코와 살고 있다는 로라는

이미 사랑하는 아들을 얻은 셈이다. 가슴으로 낳고 사랑으로 키운 모리스가 바로 로라의 아들이니까.

과연 나는 어둠속에 있는 인간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낸적이 있는가 몹시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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