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고독
파올로 조르다노 지음, 한리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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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 자기 자신만으로 나누어 떨어지는 소수는 무척이나 외로운 숫자처럼 느껴진다.

어느 수와도 견주지 못하고 함께하지 못하는 소수처럼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장래에 유명한 스키선수로 키우고 싶어하는 아버지를 둔 알리체는 사실 스키라면 질색인 소녀이다.

아버지의 엄격함과 기대감을 어쩌지 못하고 스키학교에서 연습을 하던 엘리체는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키복안에 실례를 하고 만다. 사람들의 놀림이 두려워 연습팀에서 이탈하여 되돌아가던중

절벽에서 떨어져 한쪽다리를 저는 불구가 되고 만다.

쌍동이 남매중 오빠인 마티아는 천재적인 두뇌를 지닌 소년이지만 쌍동이 여동생 미켈라는 지적장애인으로

태어나 오빠인 마티아에게는 감추고 싶은 존재이다.

창피한 동생을 두었다는 자괴감으로 아이들과 섞이지 못하고 겉노는 마티아는 어느 날 같은 반 친구의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게된다. 놀랍고 기쁜마음으로 파티에 가고 싶지만 함께 초대받은 여동생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던 마티아는 결국 미켈라를 강가에 기다리게 하고 급히 파티에서 돌아오지만 여동생은

실종되고 만다. 이 사건은 마티아를 어두운 터널속에 갇히게 하고 자신의 몸을 자해하는 것으로 죄책감을

덜으려고 한다.

다리를 절게된 알리체는 원하지 않은 스키선수의 꿈을 접지만 우울증과 거식증에 빠져 친구조차 사귀지

못하는 외톨이가 되고 만다.

이렇게 철저히 자기 자신의 세계에만 갇혀있던 알리체와 마티아는 같은 반 아이들의 장난에 걸려들어

첫만남을 갖게되고 서로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둘은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편안함을 느끼며

소울메이트가 된다.

하지만 이 두사람의 사랑방식은 독특하기만하다. 서로를 갈구하면서도 섞이지 못하고 여전히 알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어린 병아리처럼 불안하고 연약하기만 하다.

수학에 천재성을 보이던 마티아는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조기 졸업하고 알리체 역시 사진작가를 꿈꾸며

우정과 사랑의 경계에서 서성대기만 한다.

 

 

이 소설의 제목이 절묘하다고 느끼는 것은 주인공인 마티아가 다른 것과는 섞이지 못하고 오로지 수학에서만

천재성을 보이는 외로운 아이였고 오로지 알리체에게만 위안을 얻는 소수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알리체역시 마티아를 떠나보내고 의사인 파비오와 결혼하지만 결국 섞이지 못하고 파경을 맞게 된다.

마티아를 보고 첫눈에 반한 데니스역시 자신의 동성애적 사랑에 자책을 느끼고 방황하다 결국 마티의 곁을 떠나고

파비오 역시 알리체의 곁을 떠나게 된다.

이렇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소수같은 존재로 고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세월이 흘러 다시 서로의 사랑의 확인하면서도 끝끝내 서로를 붙잡지 못하는 결말은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 곁에는 알리체나 마티아같은 존재들이 숨어있다.

많은 사람들속에 둘러 쌓여 살고 있지만 결코 섞이지 못하는 고독한 사람들의 아픔이 잘 그려진 작품이다.

작가는 끝끝내 두 사람을 떼어 놓으므로써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오라는 무서운 회초리를 들이대고 있다.

서로에게 갇혀있지만 섞이지는 못하는 수많은 소수들에게 더 이상 변방에서 훌쩍거리지 말고 광장의

중앙에 당당히 나오라고 등짝을 두드리는 선배처럼 말이다.

더 이상 절뚝거리지 말고 씩씩하게 사랑을 찾아 나서는 두 사람이 각자 홀로서기에 성공할 것만 같은

예감으로 마지막 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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