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픽션 - 쿨하지 못한 남자의 웃기는 연애담
손여름 지음, 전계수 원작 / 시아출판사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사랑은 필수, 결혼은 선택!

사랑 한 번 못해본 사람은 없겠지만 참 쉽지 않은 것도 사랑놀음이다.

서로 좋아하면 그만이지 왜 경영이 필요하지?

 

 

등단 4년차에 겨우 소설책 한 권을 발표한 비유명작가인 구주월은 단지 독일어를 전공했다는

것 만으로 베를린의 도서전시회에 가게된다.  그 곳에서 영화를 수입하는 일을 하는 여자 희진을

만나게 된다. 결국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된다. 지구를 반바퀴 돌아 먼 타국에서라도.

얼마전 사귀던 여자와 단지 감자탕을 못먹는다는 이유로 헤어진 주월에게 희진은 천사와도 같았다.

시원시원한 성격에 미모까지...다만 돌싱에다 겨드랑이에 무성한 털이 있다는 점이 조금 껄끄럽긴 했다.

언제부터 여자들이 겨털을 밀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야하다고 소문난 영화 '색계'에 나왔던 탕웨이의

겨털이 한동안 웃음거리가 된 것을 보면 겨털을 밀지 않고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이별을 각오해야

할 만큼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별 볼일 없는 주월은 애써 겨털을 잊고자 한다. 더구나 새로운 사랑은 그의 창작열을 불태워

연재소설 '액모부인'을 탄생시켜 그가 작가였다는 사실을 입증하게 된다.

사진학과 출신인 희진이 남자를 모델로 누드사진을 찍었고 그 때마다 상대와 잠을 잤다는 사실을

알게된 주월은 자신의 마음이 식어가는 것을 느끼고 그녀를 멀리하게 된다.

서먹서먹한 관계는 희진의 이별선고로 끝이나고 영원할 것만 같았던 둘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는 것

처럼 보였다. 사랑의 언어로 암호같이 외쳤던 '방울방울해'는 다시 외칠 일이 없을 것인가.

아 왜 우리 인간들의 사랑에는 '권태'가 숨어있는 것일까.

잠시만 방심해도 귀신같이 달려드는 권태는 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갈라놓고 희희덕 거리는지.

하지만 가슴속에 남은 희진에 대한 그리움으로 주월은 괴롭다.

아버지가 살고 있는 알래스카로 돌아간 희진의 마음속에 주월이 남아있을까.

영화예고편으로 하정우와 공효진의 알콩달콩한 사랑놀음을 봤던터라 책을 읽는 내내 두 배우의

토닥거림이 그대로 전해진다.

고기를 먹지 못하는 남자와의 데이트는 참 힘들 것 같다는 생각과 쿨한 희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그래 우린 모두 연애라는 정글속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가까스로 생존방식을 체득한

원숭이들일뿐이야. 로맨틱 침팬지 말이야." -205p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서야 결국 내 것이 되는 단 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일까.

사랑은 픽션(허구)이지만 논픽션이기도 하다.

먼 곳에 있는 사랑은 아름답지만 내게 온 사랑은 날 것같은 현실 그 자체이다.

때로는 여우처럼 때로는 전략가처럼 사랑도 경영해야 한다는 걸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방울방울해'를 영원히 하고 싶다면 수많은 실전을 통한 노하우를 축적하여 경건하게 맞짱을

떠야하지 않을까. 블링블링한 사랑이 부럽다면 말이다.

오래전에 내게도 이런 불같은 사랑이 있었음을 기억나게 해주었던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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