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이면 나는 점 보러 간다 - 답답하고 어수선한 마음 달래주는 점의 위로
이지형 지음 / 예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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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점(占)이라 하면 무녀들의 굿이 생각나고 쌀을 흩뿌리며 귀신을 부르는 박수가 생각난다.

흔히 미신이라 치부되어 인정받지 못하는 미래예측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 표지에 써있는 말처럼 '답답하고 어수선한 마음을 달래주는 위로'로서 점(占)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명문대를 나와 조선일보 기자생활을 했다는 저자의 빵빵한 이력이 오히려 이상할 만큼 그의 명리학의

수준을 놀라울 정도이다. 물론 사주는 우주의 기를 풀이하고 통계학의 일원이기에 과학적이라는 이론이

없지는 않지만 그는 침착하게 그 주장도 맞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사주로 한 사람의 성격과 운명을 판단하는 것은 별 게 아니다. 누군가 태어나는 순간 그 순간에 이세상에

퍼져있던 오행의 기운이 그 누군가에게 집중된다. 연월일시를 사주의 여덟 글자로 푸는 것은 바로  그 작업이다.

자연이 만들어준 그 기운에 의해 한 사람의 기질과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이 사주의 본질이다. '나'를 통해

그 누군가를 보지 않고 그 사람을 만들어 낸 자연의 기운으로 그 사람을 파악한다는 그것이 사주의 본질이다.' -104p

 

바로 이 문장이 '사주'를 명쾌하게 해석하는 말이다. 자연의 기운으로 상대를 파악하는 것.

이처럼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해석이 어디있을까.

사주로 운명을 판단하는 것은 미신이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시대에 따라 환경에 따라 다르게 해석이 될 수도

있고 더하기 빼기처럼 답이 분명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 한 인간이 지나갈 시간들에 대해 나침반처럼 어딘가를

가르키고 있는 것이다.

아집이 있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는 점쾌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로

진로수정도 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것도 틀린 말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내가 지나온 시간들이 스스로 선택해서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큰 틀이 있었고 나는 자연스럽게 그 길을 걸어오면서 돌고 도는 순환의 고리를 지나왔고 지금 이 순간

한 점에 서있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정확한 숫자를 공부하고 예측하는 공부를 한 저자의 점에 대한 정의는 날카롭지만 선선하기도 하다.

'바람 부는 날이면 나는 점 보러 간다'

 

 

인생이 평이한 사람은 없다. 6개월이 주기이든 10년이 주기이든 오르막과 내리막을 경험하고

때로는 광풍과도 같은 소용돌이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어느 한 날,

어수선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점을 보러 간다면 아주 은밀한 공간에서 다른 누구와도 나누기 힘든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지 않을까.

바로 그 것이 저자가 바라는 점(占)의 이상향일 것이다. 나도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바람마저 스산하여 밤잠을 이루기 힘든 요즘...나도 점을 보러 가야겠다.

비오는 날 잠시 스쳐가는 빗방울을 피하는 고마운 우산처럼 나를 위로해주지 않을까.

어디 괜찮은 점집 있으면 소개시켜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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