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을동과 세 남자 이야기
김을동 지음 / 순정아이북스(태경)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정치인들이 책을 낸다고 하면 의심스런 눈으로 쳐다보게 된다.

혹여 무슨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정치적인 이득을 얻기위해 미사여구로 도색된 자서전같은것이 아닐까

싶어 얼른 집어들기가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김을동'을 정치인으로만 본다면 역시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정치인 이전에 성실한 배우였고 지단한 역사를 겪어온 집안에 장녀였기에 그녀의 기록들은

쉽게 지나칠 수가 없다.

  

 

친일파 집안은 흥하고 반일파 집안은 망했다는 말처럼 많은 독립지사의 후손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하지만 그녀였기에 독립지사의 후손이지만 이제 지나온 시간들을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역시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송일국의 배우인 엄마의 후광으로 인기스타가 되었고

풍운아 김두한의 딸이었기에 쉽게 정치판에 뛰어들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내가 꼭 해야 할 것만 같고, 하지 않으면 안 될 것같은 암시적인 느낌을 받을 때, 그것은 이미 선택의 문제를

넘어선 것이다. 나는 선택의 기로에서 골몰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런말을 해주고 싶다. 그것이 정녕

당신에게 와야 할 것이라면 '물음표가 아닌 느낌표'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이다.' -137p

 

희로애락을 경험한 인생의 선배로서 난 그녀의 이 말에 큰 감명을 받았고 공감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하지만 치열한 삶을 살아온 그녀가 우리에게 던지는 이말은

힘든 선택의 갈등에서 자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물음표가 아닌 느낌표'를 잘 캐치해내는 것도 능력이겠지만 말이다.

그런면에서 '김을동'은 뛰어난 배우이고 엄마였으며 최선의 정치인이라는 것을 믿고 싶어진다.

 

어찌보면 깐깐해보이는 송일국의 엄마로서 선배배우로서 질책과 응원을 보내면서도 도리어 자식을 선택을

믿고 먼저 나서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말에서 그녀의 고민이 읽혀졌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후광보다는 부담이 되었을 엄마의 존재를 지혜롭게 극복해가는 배우 송일국의 자세도

참 멋지게 다가온다.  정치인의 유세에 동원될 수 밖에 없는 연예인의 불려다님을 경계했던 그였지만 그래도

가족이기에, 엄마이기에 용기를 낸 점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진정한 용기였음을 느끼게 된다.

 

오물을 끼얹고 싶다는 정치판에서 때가 묻어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정치인으로서 고뇌가 안타깝다.

적재적소에 꼭 필요한 조연배우로 딸, 아들을 잘키운 엄마로 인생을 멋지게 마무리 할 수도 있었을텐데

피는 속이지 못하는 것인지 끼와 열정을 펼치는 그녀가 아름답기도 하다.

누군가 아직 정치판에서 제대로 된 말을 한다면 아마 그녀가 될 것이다.

그렇기에 어려운 국민의 편에 서서 아직은 우리들의 버팀목으로 남아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그녀가 선택한..아니 운명이었던 모든길에서 최선이었듯 나는 그녀를 믿어주고 싶다.

그녀라면 이런 우리들의 바램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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