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 -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간절히 필요한 순간, 두뇌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지적 유희
미셸 투르니에 지음, 김정란 옮김 / 예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철학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특히 닮거나 다른 두 개의 쌍을 대치시켜 본다면

그들의 시각은 어떠할까.

때로 나는 평범한 눈을 가진 내가 좋을 때가 있다. 너무 깊이 들어가면 마음이 너무 복잡하고 골치가 아프다.

시대가 번잡할 수록 봐야 할 것들이 많아질 수록 단순하고 평범한 것이 그리워진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보면 참으로 번잡스럽고 집중을 하게 만드는 약간은 골치 아픈 책이 될수도 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미처 생각지 못한 명제들을 끄집어내어 명료하게 대비시키는 패턴은 너무 맘에 든다.

그래서 어떤 현인은 이렇게 말은 했다지. '철학을 공부하라'

모든 사물을 깊이 바라보는 시각을 기르려면 철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미셸 투르니에는 철학을 전공했지만 박사학위를 따는 데는 실패를 했단다.

그렇기 때문에 더 사물에 대한 관심을 기울였던게 아니었을까. 채워지지 못한 욕망때문에.

그가 본 사물대치법은 신선하다.

우선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의견을 보자.

우정은 상호성이 있다. 서로간에 우정을 나누는 경우가 아니면 우정은 성립하지 않는다.

사랑은 일방적이다. 상대가 천박하든 비겁하든 어리석든 아무 상관이 없다.

 

'사실 현대 서구 문명은 사랑에 지나치게 많은 것을 걸고 있다. 이 덧없는 열정위에 어떻게 감히 한 생애를

건설할 수 있겠는가?' -20p

 

하지만 어쩌겠는가 사랑없이 살 수 없는것이 또 인생인 것을.

세기의 바람둥이라 일컬어지는 돈 후안같은 건달들이 좋아하는 스포츠가 '여자를 바닥에 눕히는 것'이라는

냉소에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고 웃음이 나온다. 맞는 말이니까.

목욕과 샤워는 어떠할까.

목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허약하고 무방비상태이며 엄마의 몸밖으로 나가는 걸 두려워하는 태아와 같단다.

샤워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줄기를 채찍질로 여기고 쏟아지는 맑은 물에 원죄를 씻고 원초적인 순결을 되돌려

받고 싶은 욕구가 있단다. 오히려 깨끗함을 추구하는 사람은 샤워하는 사람이란다.

샤워와 목욕을 그렇게 많이 하면서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나는 목욕보다 샤워가 좋다.

그러고 보니 태아와 같은 불안은 벗어난 모양이다. 다행이다.

'말은 살아있는 것이고 글은 죽어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때때로 글보다 말에 더 상처를 많이 받는지도 모른다. 시퍼렇게 살아서 마구 비수를 꽂는

말은 그래서 무섭다.

무심했거나 무식했거나 해서 그냥 지나쳐버린 사물을 이렇게 악착스럽게 대비시켜 놓음으로써

굳어 있던 머리를 탁탁 깨우고 잠자고 있던 상상력을 마구 자극시킨다.

단지 하나 걱정인 것은 여성이 주도권을 장악하는 사회가 도래되면 인간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집집마다 여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니 외계인도 아니고 유성의 충돌도 아니고 순수하게 여성들에 의해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가정에 몸이 으스스해진다. 정말 그런 미래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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