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브레이크 호텔
서진 지음 / 예담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어의 뜻만 보자면 심장이 깨지는 것 같은 아픔을 느낀다는 호텔이라는 뜻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는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쯤에야 짐작이 되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곳.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과거와 미래를 오가고

선과 악이 교차하고 눈에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이 공존하는 곳!

 그곳에서 사람들은 최후의 날을 맞이하기도 하고 과거 혹은 미래의 '나'를 만나기도 한다.

몇 년전 자비로 출간을 했었다는 이 작품이 말하자면 모텔급에서 새단장을 하고 호텔로

거듭 난 셈이다. 짐작컨대 그 때보다는 좀더 진보적이고 SF적인 요소가 더 첨가되었을 것이다.

외계인이 지구에 와 숨어지낸다는 설정은 예전부터 영화나 소설로 많이 다루어졌던 소재이다.

혹은 평행이론처럼 우주 어디엔가 나와 똑같은 존재가 전혀 다른 삶,내지는 비슷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기에도 버거운 세상에서 만져지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 것들을 믿으라고

한다면 좀 무리가 있어보인다. 하지만 묘하게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의 폭을 마구 늘려준다.

일생에 있어 가장 행복했던 장소에서 삶을 마감한다든지-물론 하트브레이트 호텔에서-

미래와 과거를 잇는 통로가 되기도 하는 하트브레이크 호텔에서의 에피소드는 모두 8편이다.

옴니버스식으로 짜여져 있지만 사실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둥글게 이어져 있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온갖 추잡한 일만 하다 최후를 맞는 사나이부터 영원히 완성되지 못하는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이 부분은 잠시 작가 자신의 고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곧 마흔이 되는 노처녀 늙다리 여사원의 비참한 미래고백은 만혼이 유행인 요즘 많은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고 방송국에 뛰어든 사나이처럼 머리속에

핸드폰이 들어있다는 남녀의 대화가 첨단 시대인 요즘 젊은이들의 고뇌를 잘 나타내고 있다.

고통없이 최후를 맞게 해준다는 약, 상대와 섹스를 나누고 싶게하는 수상스런 음료수같은 것은

어쩌면 이미 세상에 나와있을지도 모른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묘한 소설이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작의 기법은 작가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듯 하고 결국 하나의 점에서 만나는 특이성때문에 집중해서 읽어야 할 작품이다.

작가 스스로가 자신의 작품에 출현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공포 스릴러 영화의 대부 알프레드 히치콕은 어떻게든 자신의 작품에 출현을 했다더니 아마도

이 작가는 이 작품을 쓰는 내내 소설이라기 보다는 영화를 제작하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