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트 인 서울 Agit in Seoul - 컬처.아트.트렌드.피플이 만드는 거리 컬렉션, 개정판 in Seoul 시리즈
민은실 외 지음, 백경호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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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내기로 몇십년을 살면서도 내가 서울에 대해 이렇게 무지스럽다는 것을 이책을 보고 알게 되었다.

하긴 서울사람들 대부분 63빌딩도 못가보고 남산도 못가봤다고 하니 다람쥐 체바퀴 돌듯 살고 있는 서울사람들의

애환이 느껴지기도 한다.

내게 서울안에 아지트는 어디일까? 아마 아파트 내방 정도가 아닌가 싶어 부끄러울 지경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내가 알고 있는 서울이 얼마나 달라지고 다양한 얼굴을 가졌는지 눈이 휘둥그레진다.

첫사랑의 남자와 같이 걸었던 정동길은 여전히 가을에 어울리는 모습이고 예전에는 한산하기만 했던 홍대앞의

풍경은 이제 상상속에서만 존재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내 고향이기도 한 이태원은 이제 국제적인 골목이 되어 버렸고 한국사람보다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의 모습이 되었다.

서민들이 다가가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청담동의 안쪽에서는 의외로 책방도 있고 젊은 여성들이 좋아한다는

신사동 가로수길에는 이국적인 카페들의 모습이 아기자기하게 늘어서 있었다.

분명 서울사람인데 왜 나는 이런 곳들을 알지 못했는지 마치 다른나라에 와 있는 것만 같았다.

 





 

효자동의 기름 떡볶이는 꼭 한번 가보려고 별렀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었다.

삼청동의 수제비도 그립고 갓 갈아낸 커피향을 느끼고도 싶어진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7080세대들이 찾아갈 만한 추억의 골목길 같은 곳이 더 있었다면 하는 것이다.

이국적인 맛집도 좋지만 올라가는 고층빌딩속에 숨은 추억의 맛집도 우리는 몹시 그립기 때문이다.

물론 없어진 곳들이 더 많겠지만 한번쯤 되짚어 주었다면 더 반갑지 않았을까.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곳이 많아진 요즘 왠지 소외된 늙은이가 되어 가는 것 같아 서글프다.

지면의 대부분을 다양한 사진으로 실제감을 더한 것이 정성이 가득한 것이 그대로 느껴진다.

올림픽 공원내에 있다는 왕따나무앞에서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 이 가을을 남기고 싶다.

구석구석 서울을 제대로 보여주는 바람에 얼치기 서울내기는 갈 곳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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