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나라 여행기 : 베트남.캄보디아 - 동화가 있는 소중애의 베트남.캄보디아 여행기
소중애 지음, 최달수 그림 / 어린른이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와 비슷한 역사와 아픔을 지닌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건너온 여인네의 수가 수십만명에 이른다니

정말로 '사돈나라'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에 개봉된 인기 영화 '완득이'의 엄마도 필리핀에서 온 여인일만큼

이제 우리 사회는 다문화가정이 흔해졌다.

전직이 교사인지라 이 것 저 것 가르치려는 버릇을 여전히 못 고친다는 현직 동화작가 소중애 여사가 만난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모습은 어떠할까.

 

 





 

가무잡잡한 피부에 맑은 눈을 한 어린아이의 눈망울처럼 순하고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빨리 빨리'문화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느려터지고 준비자세 엉망인 그들의 생활태도에

속도 터질법하겠지만 돌이켜보면 같은 시간을 그들처럼 여유롭게 즐기고 산다는게 일순 부럽지 않은가.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그들만의 비법은 바로 이런 여유와 인내심이 아닐까 싶었다.

한때는 그들을 향해 총부리를 겨눌 수 밖에 없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의 핏줄을 가장 많이

이어주고 있는 어머니들의 나라가 되었다.

그들의 순하고 여유로운 문화가 자연스럽게 우리민족에게도 섞여지길 기대해본다.

배낭여행의 프로라고 자부하는 작가이지만 따뜻한 시각으로 사물을 보고 같이 나누는 시간들은 참으로 푸근했다.

유독 크게 자란 팜 트리가 수많은 학살의 결과라는 가이드의 말은 나도 섬뜩하게 느껴졌다.

영화 '킬링필드'의 수많은 유골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노년의 인구가 거의 없을 정도이겠는가.

한 사람의 무자비한 폭정이 세계사에 어떤 고통을 남겼는지를 극렬하게 보여주는 나라 캄보이다의 아픈 역사이다.

이제는 저세상으로 간 폿 폴이 자신이 죽인 그 수많은 영혼들에게 어떤 댓가를 받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앙코르와트에 새겨진 총탄과 파괴의 현장을 보니 인간의 잔인성과 폭력성이 그대로 새겨진 듯

하여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사람이 오르기가 힘들만큼 가파른 계단은 신께 자세를 낮추고 겸허하게 다가오라는 뜻이라는데 인간의 오만을 보는

신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발가벗겨진 아이들을 내세워 구걸을 한다는 그들에게 버릇이 된다고 돈을 주지 말라는데..

과연 모질게 돌아설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진다.

그들의 가난한 모습속에 우리들의 과거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동화작가답게 자신이 본 사물에 아이들의 마음을 입히는 아름다운 동화가 곁들여 있어 더 정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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