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 사라지지 않아요 - 당신이 잊고 지낸 소중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
김원 글.사진.그림 / 링거스그룹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곁에 있지만 그동안 잊고 지낸 소중한 것들을 보이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파랑새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더니 우리가 숨쉬는 공기처럼 보이지 않지만 혹은 보이지만 느끼지 못했던

고마운 이웃들과 사물들에 대해 얼마나 무심했는지 부끄러웠다.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어서 그런것일까. 저자는 사물을 보는 눈이 깊고 감성이 섬세하다.

어느 날 새벽 문득 눈을 떴을 때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 생각했더니

이런 저런 이유로 미루거나 핑계만 대지 않는다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란 없더라는 말에

나역시 그래왔던 것을 깨닫게 되었다. 여건이 좋아질 때까지 혹은 시간이 좀 여유로워질 때까지 기다리다보면

어쩌면 그 일을 영원히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저지르는 삶이 아름답다는 그의 말에

나역시 '아 글쎄 좀 기다려 보시라니까요. 나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구요.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하나가 생기면 하나를 버려야 한다는 말도, 손펀지를 써서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고 싶다는 말에도

갑자기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욕구와 이렇게 살아야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음을 문득 깨닫게 된다.

취미가 무엇이냐는 그의 질문에 쉽게 대답을 내어 놓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탄식이 나왔다.

 

'사랑이란,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사람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것이다.'

-본문 218p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 인용문

 

아! 나는 비가 오면 우산부터 챙겨 상대에게 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믿고 살아왔음을.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지고 가는 자'라는 인디언의 격언처럼 이 책은 내가 등에 짊어 지고 있던 짐 하나를

끌어내려 턱하니 짊어지고 앞서나가는 친구처럼 느껴진다.

조금은 가벼워진 영혼의 무게가 가뿐하다. 그리고 이 사람 과연 어떤 감성을 가진 사람일지..

바람 스산히 부는 이 가을에 마주앉아 뜨거운 국물 안주 앞에 놓고 술 한잔하며 밤새워 얘기하고 싶어진다.

사랑을 믿는다는 당신! 혹시 내게도 나누어줄 시간이 있으십니까?

저자의 작품을 보면 마음에 선명히 맺히는 게 있다는 가수겸 배우 김창완의 추천사처럼 나도 내마음에

파란 가을 하늘처럼 문득 맺히는게 느껴졌다. 그래서 읽는 내내 눈이 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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