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역열차 - 144회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니시무라 겐타 지음, 양억관 옮김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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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고해다'라는 말은 이 책에 등장하는 '간타'라는 사나이의 삶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물론 성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갇힌 아버지를 보고 충격을 받아 삐딱선을 타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저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한심한 인생을 살게된 것은 순전히 게으르고 나약한 자신의 책임이다.

먹을것이 떨어지고야 하루벌이라도 나서는 열아홉 소년의 미래가 밝아 보이지 않는것은 그 때문이다.

방세가 밀려 쫓겨나기 일쑤인데다 밀린 돈을 떼어먹고 야반도주도 부지기수이다.

고등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남들과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우지 못하였으니 제대로 된 친구를 사귈 기회도

놓쳐버리고 말았다. 한 며칠 돈이라도 모을라치면 여자를 사기위해 유흥가로 달려가는 정말 이렇게

한심스런 인생을 살아도 야단칠 가족이나 친구조차도 없다.

'책은 길잡이다'라고 내가 늘 외쳤던 것 처럼 이 막되먹은 청년에게 한 권의 책이 다른 인생을 살게

해주었다. 스물 세 살에 그와 흡사한 삶을 살았던 1920년대 소설가 후지사와 세이조의 소설을 읽고

마음이 움직였고 그가 추구했던 일본 사소설의 세계에 매료된다. 그후 일과 글쓰기를 병행하는

제대로 된 삶을 시작하였다니 책이 그의 인생을 구원한 셈이다. 역시 글의 힘이란 대단하다.

결국  이 책으로 그토록 소망하던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였으니 인생역전 제대로 한 셈이다.

 





 

'나락에 떨어져 소매에 눈을 적실 때'는 작가로서 간절하게 아쿠타가와 상의 수상을 기대하는 진솔한

모습이 그려졌다. 아마도 이 글이 심사위원들의 맘을 움직이지 않았을까.

 





 

작가지만 도도하지 않고 인간다운 욕망을 드러낸 모습이 덥수룩한 수염에 무뚝뚝할 것만 같은 인상이

다소나마 부드럽게 다가온다. 그리고 어디선가 대충 살고 있는 누군가가 그의 이 작품을 읽고 그가

그랬던 것 처럼 인생역전의 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그 누군가가 내가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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