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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7일 전쟁 ㅣ 카르페디엠 27
소다 오사무 지음,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학제가 비슷한 일본과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공부의 사슬에 얽메어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를
더 힘들게 보내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도대체 공부가 뭐길래 대학이 뭐길래 성공이 뭐길래 어른들은 아이들을 억압하고 닥달하는 것일까.
사실 그러는 어른들도 그 시기를 거치면서 똑같은 스트레스를 겪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식들에게 그럴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기만 하다.
학생으로서 가장 큰 숙제는 바로 공부가 아닐까. 모두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간다고 행복한것이
아니지만 공부에 손을 놓고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나태한 자식을 좋아할 부모는 드문 것이다.
1학기 종업식날 스물 한명의 남자 중학생들이 사라져 버렸다.
더구나 나오키라는 남자 중학생은 유괴를 당하고 만다.
도대체 사라진 아이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아직 어리기만 하고 잔소리를 하지 않으면 천방지축일 것같은 열 네살 중학생들이 '어른'이라는 권력에
반기를 들고 '해방구'를 만들었다.
'어른'이라는 것이 권력이 될 수 있고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절감하게 된다.
퇴직을 앞둔 교장과 재선을 앞둔 시장, 그리고 그들을 이용하여 재산을 불리려는 재벌들!
더구나 야만적인 폭력으로 아이들을 제압하려는 엉터리 교사들까지.
과연 그들에게도 '어른'이라는 타이틀을 줄 수 있을까.
생각보다 치밀하고 영리한 아이들은 경찰도 잡지 못하는 유괴범을 찾아내고 친구인 나오키를
구해낸다. 밀폐된 공장안에 성을 쌓고 그들만의 규칙을 만들고 리더를 따르는 모습을 보면서
철부지 아이들이라는 편견으로 우리들이 아이들을 얼마나 무시했는지 반성하게 된다.
포근한 침대를 두고 불편한 마룻바닥에서 자고 샤워를 제대로 못하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것을 보면 서로를 이용하고 배신하는 어른들의 작태가 더욱 한심하게 느껴진다.
한심한 교장과 교감, 선생들을 미로로 끌어들여 망신을 주고 자신들을 진정으로 이해해주고 도와주는
보건선생 니시와키를 사랑하고 도와주는 모습에서는 성숙한 인간의 내면마저 느껴진다.
더구나 자신의 친구를 납치한 납치범의 딱한 사정에 감동하여 처벌은 커녕 깜찍한 기지로 도와주기까지
하다니..얼마나 귀엽고 멋진 아이들인가.
다만 끔찍한 청소년 살인이 유난히 많은 일본이다 보니 교묘하고 치밀하게 복수극을 펼치는 모습에
전율이 느껴지기도 한다. 아이답다는게 어디까지인지 생각케도 한다.
27년전 출간된 이 책이 지금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니 어른과 아이들의 평행선은 영원히
계속될 숙제인 모양이다.